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로 23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구속됐다. 이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첫 사례다.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박순관 대표와 그의 아들인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 부장판사는 구속 사유에 대해 "혐의사실이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박순관 대표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파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으며,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노동부의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한 검찰은 "범죄 혐의와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경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에서 시작됐다. 이 사고로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5명은 내국인이었으며, 17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연된 납품 일정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제조공정 가동 결정에 따른 비숙련공 대거 투입과 불량률 급증 미조치, 발열 전지 선별작업 중단 등"이 지목됐다. 또한, 일부 비상구 문이 피난 방향이 아닌 발화부로 열리고, 비상구로 연결되는 대피로에 전지트레이를 적치하는 등 소방 안전과 관련한 총체적 부실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