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풀잎마다 흰 이슬 맺혔나
깊은 산속 풀들이, 넓은 들녘 농작물이 하얀 이슬을 머금었다.
흰 이슬 내린다는 백로(白露).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處暑)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秋分) 사이.
24절기 중 15번째 절기다.
밤이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는 기온이 공기 속 수증기를 영롱한 물방울로 만든다.
고추는 갈수록 붉어지고, 매미 떼의 절규에 묻혀 있던 귀뚜라미 소리가 휘영청 밝은 달밤을 울린다
.
‘가을꽃들은 아지랑이와 새소리를 모른다.
찬 달빛과 늙은 벌레소리에 피고 지는 것이 그들의 슬픔이요 또한 명예이다.
’ 명문장가 이태준(1904∼?)의 글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렇다.
서른은 서른답게, 칠순은 칠순답게 사는 게 인간의 예의이고 명예이다.
하루살이조차도 목숨 걸고 지키는 품격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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