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올해 상반기 BC카드의 비카드자산 비중이 전체 영업자산의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회원사인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으로 사업 전환하면서 기존 프로세싱 사업이 축소되자 부실채권(NPL)을 포함한 기업대출과 자체 카드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영향이다.
15일 한국신용평가의 BC카드 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BC카드의 비카드자산 비중은 49.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말의 35.5%와 비교하면 1년 6개월 만에 13.6%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49.4%까지 비중이 오른 바 있다.
비카드자산은 신용판매와 카드론, 현금서비스와 같은 카드자산을 제외한 대출·리스 등의 자산을 의미한다. BC카드는 그동안 카드사와 은행의 결제 승인·매입·정산 등을 대신 처리하는 프로세싱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대출과 자체 카드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BC카드의 전체 영업자산은 4조3088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3조8511억원보다 4577억원(11.9%)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출자산은 1조9476억원으로 같은 기간의 1조7470억원보다 2006억원(11.5%)이 늘었다. 이를 지난 2024년 말의 1조1621억원과 비교하면 2년이 채 되지 않아 7855억원(67.6%)이 증가했다.
반면 카드자산은 1조8645억원으로 대출자산보다 831억원 적었다. 카드자산 가운데 회원사와의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타카드자산이 1조202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시불이 3231억원, 할부가 2882억원, 카드론이 464억원, 현금서비스가 41억원 순이었다.
▲ 우리카드 독자망 전환에 프로세싱 축소
BC카드가 비카드자산을 늘린 배경에는 프로세싱 사업의 외형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 BC카드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와 9개 겸영은행을 주요 회원사로 두고 카드 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세싱 실적과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우리카드가 지난 2023년부터 독자 결제망 구축을 완료하면서 사업 기반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BC카드가 처리하는 결제 물량도 감소한 셈이다.
실제로 BC카드의 결제전표 매입액은 지난 2023년 229조원에서 2024년 219조원, 지난해는 212억원으로 감소세에 있다. 지난해 결제실적 가운데 일시불과 할부 이용액도 2024년보다 7.6%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기존에 발급된 우리카드 상품의 경우 카드 만기까지 BC카드의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프로세싱 실적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신규 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통해 발급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BC카드의 프로세싱 외형이 추가로 축소될 수 있다.
이에 BC카드는 신규 회원사 유치와 자체 카드 발급, 대출자산 확대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자체 결제사업과 관련한 신용판매자산은 올해 6월 말 약 6000억원으로 늘었으며, 과거 취급하지 않았던 카드론 등 카드 대출성 자산도 취급하고 있다.
자체카드수수료손익도 지난해 상반기 3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36억원(92.3%) 증가했다. 초기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고 자체카드 결제실적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 대출 83.6%가 일반기업·PF
BC카드의 대출채권은 NPL을 포함한 일반기업대출에 집중돼 있다. 올해 6월 말 대출채권 구성은 일반기업대출 64.9%·부동산PF 18.7%·가계대출 9.6%·개인사업자대출 5.3%·팩토링 1.4% 순이다. 일반기업대출과 부동산PF를 합친 비중이 83.6%에 달한다.
대출사업 확대로 자금조달 규모도 커졌다. 올해 6월 말 BC카드의 차입부채는 2조6374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조3740억원보다 2634억원(11.1%)이 증가했다. 지난 2024년 말의 1조697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398억원(55.4%)이 늘었다.
다만 회사채 조달 비중은 92.5%로 지난해 말의 83.4%보다 9.1%포인트 상승했다. 레버리지배수도 3.9배로 카드사 평균인 5.3배보다 낮아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됐다. BC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지난 2024년 말 2.5%에서 지난해 말 1.1%, 올해 6월 말에는 0.7%까지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7%에서 0.7%, 0.3%로 하락했다. 고정이하로 분류됐던 부동산PF 300억원을 회수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로세싱 업무의 거래 상대방이 카드사와 은행인 만큼부실 위험이 낮은 반면, 일반기업대출과 부동산PF 등은 경기와 부동산시장 변화에 따라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기업대출은 건당 취급 규모가 커 일부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건전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체 카드사업과 대출업무 등 신규 사업은 기존 프로세싱 업무에 비해 근본적으로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에서 건전성 및 대손 관리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