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생활/문화

테슬라 사이버캡 출격…韓 자율주행 '시험대'

🚨 신고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외관./테슬라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외관./테슬라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을 없앤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을 실제 도로에 투입하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업체들이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와 운행 데이터 확보에 속도를 내는 사이 국내는 제한된 시범운행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차량 개발을 넘어 서비스 시장 선점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산업의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의 소식을 종합하면 최근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상용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2024년 10월 콘셉트를 처음 공개한 지 약 2년 만이다. 기존 테슬라 '모델Y'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에서 전용 차량을 투입하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테슬라는 누적 100만마일(약 160만㎞) 이상의 무인 로보택시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이버캡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개발된 2인승 전기차다.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다. 라이다(LiDAR)와 고정밀 지도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신경망을 중심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 상용화 첫발 뗐지만…규제·안전성은 '과제'

생산 방식도 차별화했다. 사이버캡에는 차체를 여러 모듈로 나눠 각각 조립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결합하는 이른바 '언박스드(Unboxed) 프로세스'가 본격 적용됐다. 색상을 입힌 사출 외장 패널로 도장 과정을 줄이고 스티어·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48V 저전압 시스템 등을 도입해 부품 수와 조립 공정도 최소화했다. 테슬라는 생산라인 규모를 절반가량 줄이면서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주행모습./연합뉴스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주행모습./연합뉴스

다만 본격적인 확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안전성과 규제다.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사이버캡 상용운행 직후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준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제조사가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는 자기인증제를 운영한다. 테슬라는 운전대와 페달 관련 일부 규정이 무인 자율주행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상용 운행에 나섰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사이버캡의 대량 확산 여부도 좌우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상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율주행차가 예외 승인을 받아 운행할 수 있는 규모는 제조사당 연간 최대 2500대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시 '죽스(Zoox)'는 사이버캡과 마찬가지로 운전대와 페달이 없지만 별도의 예외 승인을 받아 운행하고 있다.

운영 규모 역시 제한적이다. 이달 초 텍사스에 등록된 사이버캡은 45대다. 테슬라의 현지 자율주행차 등록대수 420대 가운데 약 11%에 불과하다. 웨이모가 이미 40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다만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텍사스에 연간 12만5000대 이상의 사이버캡 생산능력을 갖춘 상태다. 결국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를 실제 양산과 서비스 지역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 車보다 '사업모델' 주목…韓 데이터 경쟁 뒤처질라

사이버캡의 핵심 경쟁력은 비용과 데이터에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술과 제조, 서비스 운영을 하나로 연결해 비용을 낮추면서 대규모 운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언박스드 공정과 도장 과정 축소가 대량생산으로 이어질 경우 가공비의 20~30%, 전체 제조원가의 3~5%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카메라 기반 엔드투엔드(E2E) 방식과 자체 FSD 칩의 주행 안정성까지 입증되면 로보택시 시장에서 테슬라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외관./테슬라
테슬라 '사이버캡(Cybercab)'의 외관./테슬라

문제는 한국이다. 국내에서도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대규모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할 환경은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 대부분이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시험 목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시범운행 지구에서는 특례를 통해 유상 운송이 가능하지만 운행 지역과 시간, 차량 수 등에 제약을 받는다.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실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운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사이버캡을 선보인 테슬라를 비롯해 웨이모와 죽스 등도 미국에서 로보택시 전용차량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현지에서 대규모 로보택시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상용화 속도는 곧 데이터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자율주행은 다양한 도로 상황을 경험할수록 학습 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서비스 확대 속도가 기술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가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실증 규모가 제한되면 데이터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해외 자율주행 업체들은 국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로보택시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웨이모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 채비에 나섰다. 해외에서 대규모 실증을 거친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할 경우 국내 기업이 자율주행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전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캡의 등장은 자율주행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대량생산과 서비스, 데이터 확보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국내도 레벨4 상용화를 위한 제도 정비와 대규모 운행 데이터 확보 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입에 대비한 데이터 관리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추천0
  • 👎반대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인기 게시글

인기 뉴스

🔥 실시간 인기 TOP

한스경제

최근 등록된 게시글

1 / 3

이벤트 EVENT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