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카드업계가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활용은 출퇴근 시간이나 하루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스와 네이버 등 일부 IT·핀테크 기업이 근무 장소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달리 카드사에서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근무 이용자는 시차출퇴근·선택근무 이용 실적의 6%에도 미치지 못했다.
3일 각 카드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시차출퇴근제와 선택 근무제 이용 실적은 단순 합산 기준 9702명으로 집계됐다. 8개 전업카드사의 시차출퇴근제와 선택근무제 이용 실적은 2024년 1만307명에서 지난해 1만365명으로 58명(0.6%) 늘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연간 실적의 93.6%에 달했다.
유연근무제 중 시차출퇴근제는 기존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직원마다 출퇴근 시간을 다르게 정하는 제도다. 선택근무제는 일정 기간의 평균 근로시간이 법정 기준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직원이 하루 근무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두 제도 모두 사무실에서 근무하되 일하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반면 원격근무제는 재택근무나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형태다.
▲ 삼성·현대는 선택근무...나머지는 시차출퇴근
카드사별 유연근무의 형태는 주로 활용하는 시간 조정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선택근무제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신한·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는 등은시차출퇴근제 이용자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비해 BC카드는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하지만 시차출퇴근제 비중이 높았다.
올해 상반기 선택근무제 사용자는 현대카드가 2061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는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를 통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선택적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초단시간 근로자와 매장 운영 담당자 등 출퇴근 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는 일부 직무에는 표준근로시간제를 적용한다는 게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삼성카드의 선택근무제 사용자는1836명에 달했다. 다만 시차출퇴근제 사용자 8명을 제외하면 유연근무 이용 실적 대부분이 선택근무제에 집중됐다.
시차출퇴근제 사용자는 신한카드가 134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카드 1334명·KB국민카드 1323명·BC카드 811명·우리카드 502명·하나카드 449명 순이었다. BC카드는 별도로 32명이 선택근무제를 이용했다.
올해 상반기 시간 조정형 유연근무 이용 실적은 지난해 연간 1만365명의 93.6%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4년의 1만307명에서 지난해 1만365명으로 58명(0.6%)이 늘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올 상반기 원격근무 567명뿐...3개사는 이용자 없어
반면 근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원격근무는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올해 상반기 원격근무제 이용자는 567명에 그쳤다. 카드사 별로는 롯데카드가 233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 134명·신한카드 106명, KB국민카드 75명, BC카드 19명이 뒤를 이었다. 삼성·하나·우리카드는 원격근무 이용 실적이 없었다.
먼저 현대카드는 상시 재택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직원과 임산부 등 특정 직원에 한해 한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일시적인 재택근무를 집계에서 제외했으며 공시상 원격근무 이용자는 최근 3개 기간 모두 없었다. 하나카드는 원격근무제를 활용한다고 공시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이용 실적은 없었다.
카드업계의 원격근무 이용 실적은 코로나19 이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8개 카드사의 원격근무 이용자는 2024년 1830명에서 지난해 1449명으로 381명(20.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이용자도 567명에 그친 만큼,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이용 실적 역시 지난해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회사별 흐름은 엇갈렸다. 현대카드의 원격근무 이용자가 725명에서 122명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롯데카드는 495명에서 610명, KB국민카드는 305명에서 426명, 신한카드는 169명에서 217명으로 늘었다. 카드업계 전체 원격근무 감소가 모든 회사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것은 아닌 셈이다.
▲ I T·핀테크는 근무 장소도 선택
카드사의 유연근무 방식은 일부 플랫폼형 IT·핀테크 기업과 차이를 보였다. 카드사가 출퇴근 시간 조정에 무게를 두는 반면에 이들 기업은 직원이 근무 장소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
토스는 별도의 신청이나 승인 없이 직원 자율에 따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협업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도 사무실에 월평균 주 3회 이상 출근하는 타입 O와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월 4회 이상 대면 협업하는 타입 R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이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근무 장소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2027년부터 타입 R을 선택할 경우 조직장과 업무 특성 및 협업 방식을 사전에 논의하는 절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원격근무를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별 업무 특성과 협업 여건을 선택 과정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개인정보와 결제정보를 다루는 금융회사 특성상 보안과 내부통제 문제로 원격근무를 폭넓게 허용하기 어렵고 대신 시차출퇴근제와 선택근무제를 통해 근무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