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한창기 선임기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이 주말 저녁 뇌전증 발작을 일으킨 1세 소아 환자를 긴급 수용해 치료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족에게 의료비 지원까지 연계했다.
부산백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8시 30분께 응급의료센터로 뇌전증 발작 증상을 보이는 1세 환아의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연락이 접수됐으며, 소아신경 세부전문의인 이보련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환자 수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센터는 즉시 소아응급 진료체계를 가동했다. 환아가 병원에 도착하자 대기 중이던 의료진은 응급처치와 정밀검사를 진행한 뒤 약물치료에 들어갔고, 이후 경련과 발작 증세는 안정을 찾았다.
이번 사례는 부산지역 소아신경 진료 인력 부족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응급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지역 대학병원 5곳에서 근무하는 소아신경 세부전문의는 모두 5명으로, 부산백병원도 이 교수 1명이 해당 진료를 맡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주말에는 전문의 확보와 배후 진료과 연계가 어려워 소아 환자가 응급상황에서도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백병원은 이 같은 지역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응급의학과를 중심으로 24시간 365일 소아응급 진료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배후 진료과와 협진체계를 구축해 급성 복부질환과 외상, 두부 손상, 안구 통증, 치아 외상 등 소아 응급질환에 대응하고 있다.
환아는 치료 다음 날 상태가 호전돼 퇴원이 결정됐지만 치료비 마련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의료비 부담이 어려운 상황을 확인한 응급의료센터는 환아 가족을 병원 사회사업실과 연결했다.
사회사업실은 긴급 심사를 진행한 뒤 'BNK 부산은행 기금'을 활용해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응급치료 이후 경제적 문제로 가족의 부담이 이어지지 않도록 병원 내 의료비 지원체계를 가동한 것이다.
지원 재원은 부산백병원과 BNK부산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건강기부계단'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이 사업은 시민들이 부산 도시철도 경성대·부경대역과 부산역에 설치된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10원씩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조성된 기부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거쳐 부산백병원에 지정 기탁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산모와 환아의 치료비로 사용된다.
병원은 이번 지원이 응급의료기관의 치료 기능에 그치지 않고 지역 기업과 시민의 기부를 취약계층 의료지원으로 연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양재욱 부산백병원 원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위해 개인과 기업, 단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보내고 있다"며 "부산백병원은 고위험 산모의 출산과 취약계층 미숙아 치료, 학대 피해아동 지원 등 의료지원이 필요한 환자의 건강한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공정하게 심사하고 후원금이 필요한 곳에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BNK부산은행장은 "경제적 형편 때문에 아이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의료비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건강기부계단'과 부산백병원 '두근두근 아이사랑 프로젝트' 등을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는 환자와 가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처럼 위기에 놓인 어린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지역은행으로서 책임 있게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