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KG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주축인 KG모빌리티(KGM)가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코스피 상장사 평균을 웃도는 수준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KGM은 배당 관련 핵심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최근 그룹이 향후 5년간 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총주주환원율(TSR) 50%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주주환원 정책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GM이 이달 1일 한국거래소에 공시한 2025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총 15개의 핵심지표 가운데 8개를 충족했다. 준수율은 53.3%로 집계됐다. KGM은 주주총회 운영과 투자자 소통, 이사회 구성 관련 항목을 충족한 반면 배당정책과 집중투표제 등 일부 핵심 지표는 충족하지 못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올해 코스피 상장 비금융사 791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평균 준수율은 47.8%였다. 이 가운데 KGM은 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지만 주요 우수 기업(80~90% 수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 여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 부문 5개, 이사회 부문 6개, 감사기구 부문 4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가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 전자투표·주주소통 확대…사외이사 비중도 70% 넘어
KGM의 강점은 주주와의 소통 확대에서 확인된다. 회사는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등 주주 관련 핵심지표 일부를충족했다.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 편의를 높이는 대표 제도로 꼽힌다. KGM은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있는 경우 전자투표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정기주주총회도 집중일을 피해 개최했다.
다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항목은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KGM이 제64기 정기주주총회(3월26일)를 앞두고 지난 2월 25일 오후 6시7분 소집공고를 제출했지만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다음날인 2월 26일 접수·열람 처리되면서 공고일과 주총일 간격이 27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항목을 28일 이상 공고한 경우에만 충족으로 인정하고 있어 미준수로 분류됐다.

투자자 소통도 적극적인 편이다. KGM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과 기관투자자 대상 NDR, 방문 기업설명회(IR)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한 별도 컨퍼런스콜과 최고경영자(CEO) 주관 IR 행사도 운영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 대응 체계도 잘 갖췄다.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문공시 비율은 90.6%에 달한다. 외국어 상담이 가능한 전담 직원도 배치했다.
이사회 구성 역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전체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 비중은 71.4%로 과반을 크게 웃돈다. 감사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KGM은 "산업계와 학계, 금융권, 공공부문 출신 인사를 포함해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사회 다양성 항목도 충족했다. 여성 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구성원 모두가 단일 성별로 구성되지 않았다. 위험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도 구축했다. 준법경영과 내부회계 관리, 공시정보 관리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감사기구의 중요 경영정보 접근 절차도 마련했다.
아울러 KGM은 올해부터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해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참여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9일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이사 제도를 도입해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하도록 했다"고 밝히며 경영 투명성과 책임경영 강화를 강조했다.
▲ 배당정책은 여전히 공백…주주환원 정책 구체화 필요
반면 주주환원 정책은 KGM의 향후 개선 과제로 꼽힌다. KGM은 핵심지표 가운데 '현금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과 '배당정책 및 배당 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 통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전반의 약점이기도 하다. 전체 상장사 평균 준수율은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이 40.5%, 배당정책 및 배당 계획 통지가 34.8%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KGM은 최근 3년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회사는 보고서를 통해 과거 누적 결손으로 인해 배당 가능 이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를 통한 결손금 보전을 완료하면서 배당 가능한 재무구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경우 일정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연계한 배당 확대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KG그룹이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다는 점이다. 곽재선회장은 "KG그룹 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총주주환원율 50%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선제적 배당 정책과 자사주 정책 강화, 시장 친화적 IR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KGM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배당 관련 핵심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업계에서는 KGM의 주주환원 확대 계획이 실제 배당정책과 자사주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G그룹이 총주주환원율 확대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향후 구체적인 주주환원 체계가 마련될 경우 기업지배구조의 미흡 항목으로 꼽힌 배당 관련 지표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집중투표제·감사 독립성은 미흡…남은 거버넌스 과제
이사회 독립성과 소수주주 권익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KGM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으며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특정 이사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대표적인 장치로 꼽힌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집중투표제 채택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이사회 참여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KGM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꼽힌다.다만 KGM은 오는 9월 10일 이후 처음 개최되는 이사 선임 주주총회부터 집중투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감사기구 독립성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KGM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내부감사기구가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회의를 개최하는 항목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회계·재무 전문가를 감사기구에 포함하고 있으며 중요 경영정보 접근 절차를 마련하는 등 일부 감사 관련 핵심지표는 충족했다.
반면 CEO승계정책은 지난해 미준수 항목이었지만 올해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지표를 충족했다. 한국거래소가 CEO 후보군 육성과 비상 승계체계 구축 등을 주요 점검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 정비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KGM 관계자는 "경영 연속성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CEO 승계체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이사회 중심의 승계관리 프로세스 구축, 내부 후보군 육성 및 관리, 비상 상황 발생 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상 승계계획 마련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최근 기업지배구조 평가가 단순 공시 수준을 넘어 주주권 보호와 이사회 독립성, 감사기구 운영의 실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KGM 역시 향후 주주환원 정책 구체화와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 여부가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기업지배구조 평가는 단순 공시 여부보다 주주권 보호와 이사회 독립성, 감사기구의 실효성 확보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KGM은 주주 소통과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지만 배당정책과 집중투표제, 감사기구 독립성 등 일부 항목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