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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의 정치本色] 내란정당 딜레마에 빠진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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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딜레마(Dilemma/horn)는 일반적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두 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거나 어느 쪽을 결정해도 해결이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한다.?

논리학에서 양도논법(兩刀論法 On th horns of a dilemma)이라고 하는데 양도(兩刀)는 소의 두 뿔을 가르킨다. 즉 두 뿔 중 어느 하나를 잡건 다른 하나에 받힐 것이라는 뜻이다.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딜레마의 유명한 사례는 기초 논리학 강의에 자주 활용되는 '프로타고라스의 딜레마'라는 게 있다. '만물의 척도는 인간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이자 변론술의 대가 프로타고라스는 자신이 가르치는 변론술 강의료를 제자가 재판에서 첫 승소를 했을 때 후불로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제자 에우아톨로스라는 일할 생각도 없고 강의료를 내지도 않아 그를 상대로 강의료 청구 소송을 걸었다.

법정에서 프로타고라스는 제자가 재판에서 승소하던 패소하던 수업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말인즉슨 패소하면 판결에 따라 수업료를 내야하고 승소하면 계약에 따라 수업료를 내야한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업료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이와 같은 프로타고라스의 딜레마는 논리학에서는 딜레마의 네 형식 중 <그러므로 C>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형식은 상대방의 전제(前提)에 2개의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 어느 쪽을 취하여도 상대방에게 나쁜 결론이 나온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사용하는 강력한 논법이다.

현재 장동혁 당 대표를 비롯 국민의 힘은 여당과 진보진영으로부터 윤석열 내란 정권의 공모자 또는 하수인으로 내란정당이라는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보수진영 내 이른바 탄핵찬성파에게서도 그대로 지적받고 있다. 하지만 당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는 스스로 '탄핵 반대'를 표명하여 이러한 논란을 촉발하였고 또한 보수진영의 반탄파(탄핵반대파)의 지지와 성원으로 당권을 획득하였기에 이러한 비판은 자업자득의 성격이 짙다.

헌재가 탄핵하고 사법 재판 중인 윤석열 쿠데타를 공개적으로 지지옹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반대하고 부정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윤석열 내란세력을 지지하자니 국민들의 심판과 여론이 무섭고 반대로 내란세력과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를 재건하자니 그들의 기반이 되어 있는 전한길, 전광훈 등으로 대표되는 아스팔트 우익 보수세력의 눈이 무서운 것이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황에서 명분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고 있다.

하지만 더욱 문제는 민주당의 '내란정당' 프레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이렇게 계속 끌려만 간다면 종국에는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마당에 더구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지금처럼 고공행진하는 마당에 민주당의 개혁법안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국정에 딴지 걸고 반대하는 모습만 국민들에게 비쳐진다면 다음 선거는 보나마나한 선거가 될 것이며 당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것이다. 벌써부터 찬탄파와 반탄파가 쪼개지고 당이 풍비박산 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딜레마를 국민의 힘과 보수진영은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까.?자, 그러면 앞서 위기에 봉착한 프로타고라스의 제자 에우아톨로스라는 위기상황을 어떻게 탈출하는가 보자. 그는 딜레마 논법을 격파하는 '반대 딜레마로 반박하기' 라는 방법으로 상황을 정면돌파 한다.

제자는 스승과 똑같은 논법으로 재판의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은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반론하는데 즉, 재판에 승소하면 재판 결과에 따라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고 패소하면 계약에 따라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프로타고라스의 제자 에우아톨로스의 위기 탈출 논법인 '반대 딜레마로 반박하기'는 사실 자신에게 유리한 근거만을 중심으로 논증의 결과를 도출하는 일종의 확증 편향의 논리와 유사하다. 즉 같은 상황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이나 유리한 측면 만을 부각시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논리인 셈이다. 이는 프로타고라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딜레마를 빠져나가는 데는 프로타고라스의 제자 같은 방식도 있고 또 '뿔 사이로 피하는 방법'과 '뿔을 잡는 방법'이 있다. 논리학에서는 선언명제의 오류를 지적하는 경우를 '뿔 사이로 피하기'라고 부르고 조건명제의 오류를 지적하는 경우를 '뿔로 잡기'라고 부른다.

이렇듯 진퇴양난처럼 여겨졌던 딜레마도 탈출구는 있는 셈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국민의 힘은 이 딜레마적 난국 상황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고 보수 지지층을 더욱 결속시키면서도 동시에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딜레마 논파'의 시원한 해법을 추석 선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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