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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빙판 위의 작은 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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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빙판 위의 작은 은하

해질녘, 얼어붙은 강 위에 밤이 천천히 내려앉는다.

산들은 말을 아낀 채 어둠으로 몸을 숨기고,
하늘은 마지막 남은 빛을 조심스레 접어 푸른 숨결로 바꾼다.

얼음 위에 박힌 텐트들은 별보다 먼저 깨어난 불빛처럼, 노랑과 주황의 체온으로 겨울의 침묵을 데운다.

차가운 강은 유리처럼 굳어 흐름을 멈췄지만,
그 위에서 사람들은 이제 하루를 시작한다.

바람은 얇게 스치고, 산의 그림자는 강 위로 길게 눕는다.

[포토에세이] 빙판 위의 작은 은하

이곳에선 추위조차 고요의 일부가 되어,
밤을 견디는 일이 아니라 밤과 함께 머무는 일이 된다.

하늘은 푸른 숨을 고르고, 산은 검은 침묵으로 둘러선다. 말을 잃은 계곡 한가운데, 얼음 위 텐트들이 하나둘씩 불을 밝힌다.

노란 빛은 얼음을 따라 번져
마치 밤이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흔들리고,
멀리 붉고 푸른 불빛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신호처럼 깜빡인다.

[포토에세이] 빙판 위의 작은 은하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지만 온기는 있다.
차가움 위에 놓인 작은 방 하나하나가
이 밤을 견디는 이유가 된다.

어둠은 위협이 아니라 배경이 되고, 추위는 적이 아니라 시험이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한 이 밤에,
자연과 인간은 잠시 같은 속도로 숨을 쉰다.
자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불빛 아래 모인 작은 텐트들은 조용히 속삭인다.

[포토에세이] 빙판 위의 작은 은하

오늘 겨울은, 이렇게 아름답다고.
그리고 그 고요 속에서, 불빛은 말없이 말을 건넨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여기에 있다고.

*글, 사진 - 조용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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