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제뉴스) 이규성 기자 = 응급 상황에 놓인 임산부의 병원 이송 여건이 거주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에서는 119로 이송된 임산부 3명 중 1명이 50㎞ 이상을 이동한 반면 서울은 0.27%에 그쳐 약 127배의 격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임산부는 2만250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 이상 장거리 이송은 1980건으로 전체의 8.8%였다.
지역별 비율은 강원이 430건 가운데 146건으로 33.9%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충남 24.0%, 경북 21.1%, 충북 20.9%, 전남 20.3%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장거리 이송 비율이 높았다.
반면 광주는 471건 가운데 50㎞ 이상 이송 사례가 한 건도 없었고, 서울은 3360건 가운데 9건으로 0.27%에 그쳤다. 대구도 947건 중 3건에 불과했다. 특히 강원의 장거리 이송 비율은 서울보다 약 126.7배 높아 지역별 분만 의료 접근성의 격차를 드러냈다.
거리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신고 접수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이상 걸린 비율 역시 강원이 7.6%로 가장 높았고 충북 6.3%, 충남 5.6%가 뒤를 이었다. 광주는 0.6%, 대구는 0.9%였다.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수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확인됐다. 최근 5년간 신고부터 병원 도착까지 3시간 이상 걸린 임산부 이송은 159건이었다.
경기 광명의 한 산모는 전국 100여 곳이 넘는 병원에 연락했지만 수용할 병원을 찾지 못해 병원 도착까지 6시간15분이 걸렸다. 충북 청주의 한 산모도 80곳 이상의 병원에 수용을 요청했지만 받아주는 곳을 찾지 못하면서 6시간7분이 소요됐다.
이송 과정에서 구급차 안에서 응급분만을 하거나 산모와 신생아가 같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해 따로 이송된 사례까지 있었다. 단순한 이동거리 문제를 넘어 지역의 응급분만 의료체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정현 의원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산을 결심한 국민이 어디서든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별 분만 의료 인프라와 응급분만 이송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분만 취약지역에 대한 시설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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