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한스경제 이화랑 기자 |부산교통공사의 자회사인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가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화해 권고를 거부한 채 장기 법정 공방을 예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측이 공공기관 예산을 활용해 소송전을 벌이며 현장 노동자의 고통을 방치한다는 비판과 함께, 전문성 없는 낙하산 경영진의 지배구조(Governance) 리스크가 원청인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부산도시철도 자회사 노동조합이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인사 판정을 받아냈음에도 사측의 시간 끌기로 인해 노동자들이 여전히 피해를 보고 있다며 원청의 직접 고용과 경영진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도시철도 운영서비스 노동조합(위원장 김삼규)은 오늘(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가 사측의 노조 간부 인사 조치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일부 인정'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사측은 야간기동반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단체협약 제26조에 명시된 '노조 간부 인사 시 사전 동의' 규정을 위반하고, 소수 노조 간부 5명을원거리 역으로 각각 분산 발령했다. 노조 측은 이를 "소수 노조를 무력화하고 박멸하려는 사측의 의도적인 지배·개입"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지노위 역시 이러한 노조 측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날 노조는 지노위의 구체적인 화해 중재 과정과 사측의 무책임한 거부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지노위는 지난 8월 18일 심문회의 진행 이후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해 화해 기간을 연장하며 중재에 나섰다. 노조 측은 회사의 업무상 필요를 고려해 사측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보행식 습식 청소 기계 업무 담당으로 해당 노조 간부 5명을 즉시 정식 발령할 것을 요구했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5개 역까지 차선책 대안을 제시하며 양보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사측은 평소 기계 업무 관련 요구에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차선책마저 거부한 채 어떤 실행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지노위는 지난 4일 금요일 오후 8시에 사측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부당노동행위 일부 인정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노조는 승소 판정에도 불구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가 지노위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재심을 신청하거나 행정소송으로 대응할 경우,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노동자들의 불이익 상태가 그대로 방치되기 때문이다. 김삼규 위원장은 "법적인 판단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피해 복구"라며 "야간 기동반을 폐지할 때는 기계 업무로 인한 효율성을 내세우더니 정작 노동자들이 기계 업무를 정상 수행하겠다고 하자 대답하지 않는 사측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는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원청인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를 향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노조는 현 자회사 구조가 예산 낭비와 낙하산 인사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 자회사 사장은 부산교통공사 고위직(안전본부장) 출신으로 정년을 앞두고 매달 약 1,000만 원 상당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 하향식 낙하산이며, 지난 5월 취임한 상임이사는 전임 시장 시절 행사 MC 및 대변인격으로 활동하던 방송인(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직무 전문성이 없는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자회사를 폐지하고 자회사 노동자들을 원청 공무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부산시의회에 관련 조례 정비를 요구했다. 현 자회사는 지난 2021년 4월 1일 22개 용역업체를 하나로 묶어 출범했으나 구조적 비효율로 세금 낭비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노조는 자회사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관할 노동청에 형사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당노동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다. 또한, 원청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노란봉투법에 근거한 원청 하청 간 교섭을 4차례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되어 오는 10월 중 쟁의 행위에 돌입하게 될 경우, 약 4,500명 규모의 다수 노조인 부산교통공사 노조와 연대하여 공동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노위의 판단을 존중하고 즉각적인 피해 회복에 나선다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소송으로 시간을 끌며 피해를 방치한다면 끝까지 법적·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회사의 월급이나 빗자루 값 하나까지 원청 예산에서 내려오는 구조인 만큼, 소송 장기화에 따른 혈세 낭비와 파업 리스크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결국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