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국제뉴스) 이규성 기자 = 기록적인 폭염으로 대전시가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취약계층 보호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의회와 유성구의회가 예정대로 제주도 의정연수를 추진하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전시의회 일부 의원과 유성구의회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지방의회 직무교육 및 의정연수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전시의회에서는 인미동·김영미·하경옥 의원이참석한다. 교육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 심사, 입법활동, 지방재정, AI 활용 등을 주제로 진행되며, 의원 1인당 약 8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수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3일 폭염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홀몸노인과 노숙인, 야외근로자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무더위쉼터 운영과 폭염저감시설 점검 등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재난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제주도 연수를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판단이었느냐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전시의회는 출범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고, 오는 9월 첫 정례회를 앞두고 집행부 업무보고와 예산안 심사, 행정사무감사 준비 등 주요 의정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외부 연수보다 시정 현안과 정책을 파악하고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한 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전시의회가 올해 해외연수 예산을 반납하며 '민생경제 회복'과 '시민 고통 분담'을 강조했던 점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해외연수를 취소한 뒤 곧바로 제주 연수를 추진하면서 긴축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유성구의회 역시 같은 기간 제주도 의정연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비판은 두 의회 모두를 향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의정 역량 강화를 위한 공식 교육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성칠 대전시의회 의장은 "관광 목적의 외유는 아니다"며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조례 입안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직무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교육의 필요성과 연수 강행의 적절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폭염으로 시민 안전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굳이 제주 연수를 강행해야 했는지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교육이 필요했다면 일정 조정이나 연기 여부도 충분히 검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연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메시지"라며 "재난 상황에서는 의회의 판단과 우선순위 역시 시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교육의 필요성을 넘어 재난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보여준 판단과 책임 의식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연수의 성과를 공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왜 하필 지금 제주 연수를 강행했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먼저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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