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박재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연속 이어온 대이란 공습을 전격 중단하며 중동 정세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오만의 중재로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인 데다, 미군 방공무기 재고 부족에 대한 군 수뇌부의 우려까지 겹치면서 군사적 압박보다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면전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군사적 긴장도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25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군이 제출한 대이란 공습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추가 공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13일 연속 공개했던 공습 발표도 이날은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과 합의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준비돼 있지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습 중단의 배경으로는 외교적 돌파구와 군사적 부담이 동시에 거론된다. 오만 외교 대표단은 같은 날 테헤란을 방문해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행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고, 협상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양측이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으며 주말 중 합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의 현실적인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 참모회의에서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과 각종 방공무기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확전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댄 케인 합동참모의장은 대규모 군사작전은 가능하지만 중동 지역 미군기지 방어에 필요한 요격미사일이 위험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규모 공습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일부 고위 당국자는 추가 폭격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보다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러드 쿠슈너 등 일부 참모는 군사행동보다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스라엘도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내각과 군은 미국의 추가 공습과 이에 따른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했지만, 이후 미국으로부터 공습 보류 방침을 전달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28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긴장 완화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은 B-2·B-52 전략폭격기와 공중급유기, 20척 안팎의 군함을 중동 인근에 계속 배치하며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프랑스 LCI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전면전을 재개하는 방안을 절대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과 군사 압박을 병행하는 기존 전략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