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학생과 교환방문 비자의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기존 유학생도 예외 없이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국인 유학생과 가족 등 1만3000여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학생(F) 비자와 교환방문(J) 비자 소지자의 체류 기간을 최장 4년으로 제한하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학업이 이어지는 동안 체류 기간을 사실상 제한 없이 연장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4년이 지나면 별도 심사를 거쳐 체류 연장을 승인받아야 한다.
DHS는 연장 심사를 엄격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학업 계획과 체류 필요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연장이 어려울 수 있으며, 전공 변경으로 체류 기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도 변경 사유를 면밀히 심사하기로 했다.
새 규정은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에게도 적용된다.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은 물론 이미 현지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유학생들도 진로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적성이나 진로 변경으로 전공을 바꾸는 경우에도 체류 기간 제한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I비자 제도도 강화된다. 앞으로는 240일 단위로 체류를 연장해야 하며중국 국적 언론인은 90일마다 연장 절차를 거쳐야 한다.

DHS는 "1978년 이후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이 출국을 피하기 위해 계속 수업을 등록하며 사실상 무기한 체류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이러한 악용 사례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도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가 국가안보와 이민 질서를 위협해 왔다"며 제도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F-1 비자 소지자는 1만1861명, 동반 가족(F-2)은 1347명이다. J-1 비자 소지자는 7985명, 가족은 3180명이며I비자 소지자는 349명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학생비자 소지자가 180만명을 넘어 전년보다 11% 증가했다고 전했다.
규정은 연방 관보 게재 후 60일 뒤 시행된다. 시행 시점은 오는 9월 중순으로 예상되며 사실상 올해 가을학기부터 새로운 제도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불법체류자 단속과 합법 이민 문턱을 함께 높여온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마크웨인 멀린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민 사기를 조장해 왔다"며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학생비자 본연의 취지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