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며 휴전 국면에 접어든 지 불과 9일 만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양측의 직접적인 공방이 오가면서 어렵게 마련된 중동의 평화 기류가 순식간에 얼어붙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 영내의 미사일 및 드론 보관 기지와 해안 레이더 기지를 전격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습은 하루 전인 25일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싱가포르 선적의 대형 컨테이너선 'M/V 에버 러블리(Ever Lovely)'호가 이란의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피격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민간 상선 공격을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이자 '국제 항해의 자유를 침해한 도발'로 규정하고 군사 행동에 나섰다.
미국의 공습 직후 이란 역시 즉각적인 맞대응에 나서며 확전 우려를 키웠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의 해안 감시 시설과 군사 기지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것은 유엔 헌장과 양국이 체결한 종전 MOU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침략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란 측은 "미국의 불법 공습에 대응해 중동 지역 내 미군과 연계된 군사 거점(미군 기지)을 겨냥한 방어적 성격의 보복 타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군 당국은 만약 미국의 추가적인 침략 행위가 있을 경우훨씬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남부의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 동쪽 등지에서 수차례의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란의 방공망이 긴급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보복 미사일이 쿠웨이트 등 미군 기지가 위치한 영공 쪽으로 향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7일(현지시간)극적으로 타결된 '60일간 상선 안전 통항 보장' 합의의 판을 흔들고 있다. 종전 MOU 체결 9일 만에 미국과 이란이 다시 직접적인 폭격을 주고받음에 따라향후 진행될 후속 평화 협상도 극심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무역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도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와 글로벌 해운업계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평화 정착을 기대하던 글로벌 시장은 해상 물류 마비 재발 가능성과 국제 유가 폭등 우려로 다시 깊은 충격과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