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및 비핵화 양해각서(MOU)가 현지시간 14일 서명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이란 측은 최종 서명 시점을 확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국 간 역사적 타결의 성패는 막판 조율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는 내일(14일) 서명될 예정"이라며 "서명이 이루어진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선박에 전면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양국 간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되, 서명 이후 60일 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 및 고농축우라늄(HEU) 처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상한다는 내용의 MOU 체결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해 자신이 1기 행정부 시절 일방적으로 폐기했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과거 JCPOA를 가리켜 "이란이 핵무기로 향하는 길을 쉽고 순탄하게 닦아준 잘못된 합의"라고 날을 세우며, "이번 새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장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어떤 방식으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잔존하는 고농축우라늄을 직접 확보해 희석·폐기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비핵화 과정이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시는 사용하고 싶지 않은 (미국의) 궁극적인 대안이 있다"고 덧붙여 협상 결렬 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그리고 중재국 역할을 맡은 파키스탄과 카타르는 14일 화상회의를 개최해 해당 MOU에 전자서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추진 중이다. 당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직접 만나 대면 서명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 등을 감안해 원격 서명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공식 서명 일정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협상의 최종 단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디지털 방식으로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MOU 서명의 정확한 타이밍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 당장 14일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편 이란 당국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에 거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동 현지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미국의 최대 국경일에 맞춰 최고지도자의 장례를 치르기로 한 것을 두고, 미국과의 종전 및 평화 협상이 사실상 8부능선을 넘었다는 상징적인 신호방출로 해석하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