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정을 보류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담은 잠정 합의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심 쟁점인 이란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진행했지만 동부시간 이날 오후 10시까지도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과 자신의 레드라인을 충족하는 합의만 수용할 것"이라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잠정합의 직전까지 도달했던 것으로 알려진 협상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승인'만 남았다더니…비핵화가 걸림돌
앞서 AP통신과 악시오스 등 미국 매체는 양국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라고 보도했다. 협상안에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약속과 함께 휴전 기간 동안 고농축우라늄(HEU) 처리 및 우라늄 농축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수준의 비핵화 조치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제시한 핵심 요구사항으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 포기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 개방 △이란 내 고농축우라늄(HEU)에 대한 미국 주도의 제거 및 폐기 등을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전쟁 종전과 동시에 이란 핵문제까지 해결하는 이른바 '원스톱 해법'을 구상해 왔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협상안은 휴전을 우선 60일 연장한 뒤 추가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 이전에도 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휴전 연장만으로는 전쟁의 성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핵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 휴전 연장·경제 압박·군사 재개…트럼프 선택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 앞에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거론된다. 우선 현재 논의 중인 협상안을 수용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추가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방안이다. 반면 협상안을 거부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는 등 경제 압박을 강화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또한 교전을 재개해 이란의 에너지·수출 인프라를 겨냥한 군사적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시작한 전쟁을 사실상 원점 수준의 합의로 마무리할 경우 공화당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자신의 임기 후반부 의회 권력 지형을 결정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정치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