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가(일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베테랑 가드 이재도(35)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당시 부산 KT(현 수원 KT)에 입단해 KBL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14년 10월 11일부터 2025년 11월 1일까지 약 11년간 무려 508경기 연속 출전 대기록(역대 2위)을 세웠다.
6일 일본 사가에서 만난 이재도는 "기록 행진이 끊어졌을 때 마음이 좋진 않았지만, 기록을 위해서만 농구하는 건 아니라서 제가 내세울 수 있는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한발씩 나아가려 한다"며 "수치적인 기록보다 베테랑으로서 적재적소에 팀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나이다.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KBL에서 5000득점 2000어시스트 600스틸 이상을 기록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꾸준함의 비결이 궁금했다. 자기 관리 비법을 묻자 "운동할 때 남들보다 조금 더 하려 한다. 남들이 1시간을 하면 저는 1시간 10분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어서 쉬는 날에도 잠깐씩 뭐라도 하려 한다. 쉬는 날도 마음 편히 쉬진 못한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으려 하지 않는 편이다. 생각은 많지만 무던해지려고 애쓴다. 티를 내지 않으려 더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이재도는 소노라는 팀에 우승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다. 유일하게 우승을 경험했다. 2020-2021시즌 안양 KGC(현 정관장)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챔피언팀의 조건과 관련해 "일단 멤버가 갖춰져야 한다. 선수단과 코치진, 스태프 등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 부상 등 변수에서 운도 맞아떨어져야 한다. 말이 쉽지 조건을 갖추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팀에도, 이재도에게도 2026-2027시즌의 중요성은 남다르다. 이재도는 "팀도 승부수를 던져 저희나 팬들이나 기대치가 높다. 선수들에게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잘 생각하며 희생도 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내게 기로가 될 수 있는 시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도는 최근 득남이란 경사를 맞이했다. 구단은 이재도를 배려해 일주일간 휴가를 보내게 했다. "아기 사진을 많이 보고 있다"는 그는 "아들이 언젠가 제 기록을 보게 될 것이다. 코트 안팎에서 행동을 잘해야 할 것 같다. 부모가 됐으니 이전보다 신경 써야 한다. 언행에 있어서 더 성숙한 어른이 되지 않을지 나 자신에게도 기대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득남으로 사가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한 이재도는 사가 아레나에서 치러진 게이트웨이컵 2연전에 모두 나섰다. 소노는 5일 일본 B.리그 사가 발루너스전에서 83-91로 졌지만, 6일 가고시마 레브나이즈전에선 102-92로 승리했다. 손창환 소노 감독은 이재도의 체력을 끌어올리게 하기 위해 출전 시간을 다소 무리하게 잡았다. 이재도는 "체력훈련을 제대로 한 것 같다. 감독님께 오히려 감사하다. 다만 경기력이 좋지 못해 팀원들에겐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재도의 좌우명은 '창피하게 살지 말자'다. 그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할 뿐이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긴다. 거대한 목표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잘 지내는 게 인생 아닌가. 지나고 나면 허상이기도 하다.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라고 가치관을 전했다. 전지훈련에서 본 베테랑 이재도에게 세월이 흐를수록 더 깊은 맛을 내는 와인 같은 성숙함이 엿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