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왕중왕'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제주 한라벌이 태극전사들의 뜨거운 숨결로 달궈지고 있다. 14일 열리는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6' 준결승전은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고 강렬한 매치업으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 '무결점' 한지은 vs '위기극복' 이우경… 에스와이 집안싸움의 승자는?(13:00)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LPBA 첫 번째 준결승전은 팀리그 에스와이 바자르의 동료이자 선후배인 한지은과 이우경의 맞대결이다.한솥밥을 먹는 팀리그 동료 간의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가 성사된 것이다.
'여제' 김가영과 함께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얼음공주' 한지은은 그야말로 무결점 행보를 걷고 있다. 조별리그에서김가영을 완벽하게 제압한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대회 에버리지 1.040, 뱅크샷 비율 32%라는 수치는 현재 한지은의 큐 끝이 얼마나 날카로운지를 증명한다.16강과 8강을 모두 세트스코어 3:1(대 김상아), 3:0(대 한슬기)으로 가볍게 통과하며 체력까지 비축한 한지은은 이번 준결승에서 자신의 첫 월드챔피언십 결승 진출을 노린다.

이에 맞서는 이우경은, 이번 시즌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히다 오리에와 김보미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잇달아 꺾으며 4강에 안착했다.
이우경의 이번 대회 종합 에버리지는 0.827로 한지은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다소 열세다. 하지만 세트제 경기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끈질긴 승부욕과 위기관리 능력은 기록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다. 특히 상대 전적에서 0승 1패로 뒤져있는 한지은을 상대로, 팀 동료로서 서로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이우경에게는 반격의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 '32위' 조건휘 vs '31위' 김임권… '최하위 시드의 비상' 끝판왕 가린다(16:00)

오후 4시에는 PBA 역사에 남을 이색적인 대진이 기다리고 있다. 대회 출전 시드 가장 마지막 순번이었던 32위 조건휘(SK렌터카)와 31위 김임권(웰컴저축은행)이 결승행 길목에서 만났다. 두 선수는 모두 PBA 원년 멤버지만, 의외로 통산 맞대결 기록이 단 한 번도 없다. 가장 높은 곳으로 가는 길목에서 운명처럼 '첫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조건휘의 기세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산체스, 초클루를 연파한 데 이어 8강에서는 '올타임 1위' 마르티네스마저 3:1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에버리지는 1.889에 달하며, 4강에 오른 선수 중 1위를 기록할 만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임권의 서사도 이에 못지않다. 김임권은 이번 대회 에버리지 1.453을 기록하며 조건휘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밀리지만, 30.4%에 달하는 고감도 뱅크샷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8강전 사파타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한방을 갖춘 공격력은그가 언제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력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폭주하는 조건휘의 창을 김임권 특유의 견고한 방패가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핵심이다.
폭발적인 화력을 앞세워기선제압에 나설조건휘와, 노련한 운영과 높은 적중율의 뱅크샷으로 빈틈을 파고들 김임권. 세계 최강의 외인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하위 시드의 비상'을 완성한두 한국 선수의 자존심 대결. 누가 이겨도 위대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