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밀라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밀라노 겨울 공기 속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한국어 인사가 울려 퍼졌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기간 한국 스포츠 외교와 K-컬처 확산 거점으로 운영 중인 코리아하우스가 설 명절을 맞아 현지 외국인과 교민, 국제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떡국 그릇에서 피어오르는 김, 마당을 가르는 응원 소리, 전통놀이 체험장에 모여든 인파가 빌라 네키 캄필리오를 '작은 한국'으로 바꿔 놓았다.
대한체육회는 17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서 '한국의 날(Korean Day)' 행사를 열고 한국 선수단 응원과 전통문화 소개를 함께 진행했다. 행사장에는 현지 초청 외국인과 교민 등 100여 명이 모였다. 코리아하우스 지하 선수단 휴식 공간과 각종 전시, 체험 구역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밀라노 도심의 역사적 건축 공간인 빌라 네키 캄필리오는 1930년대 조성된 상징적 장소다. 고풍스러운 저택과 정원, 야외 테니스 코트 일대가 이번 대회 기간 한국을 알리는 무대로 재구성됐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운영해 온 코리아하우스의 전통이 이번 밀라노에서도 이어졌다. 해당 공간은 고위급 접견과 만찬, 국제 스포츠 관계자 네트워킹까지 아우르는 외교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설'이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떡국을 나눠 먹으며 새해 인사를 건넸다. 윷놀이와 투호,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 구역에서는 연신 웃음과 환호가 터졌다. 가장 오래 줄이 이어진 곳은 전통놀이 구역이었다. 윷놀이 말이 판 위를 오갈 때마다 탄성이 터졌고, 투호 통 앞에서는 성공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딱지치기는 특히 열기가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이게 그 게임 맞느냐"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장면을 먼저 떠올렸고, 곧바로 손목 스냅을 익히며 바닥에 딱지를 내려쳤다. 화면으로 소비되던 한국 놀이가 실제 체험으로 이어지는 순간 K-콘텐츠의 파급력이 현장에서 그대로 확인됐다.
행사 프로그램은 전통에만 머물지 않았다.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와 함께 현지 댄스 크루의 K-팝 커버 공연, 전북도립국악원의 국악 무대가 연달아 펼쳐졌다. 야외 체험 공간에서는 K-뷰티와 K-팝 요소를 접목한 콘텐츠도 운영돼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렸다. 한국 문화유산 전시, 한복 프로그램, 단체 응원전 등도 더해지며 코리아하우스 전역이 '밀라노에서 만나는 한국' 콘셉트로 채워졌다.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과 교민들은 "스포츠 이벤트 공간에서 이렇게 폭넓은 한국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한 것은 인상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음식, 놀이, 공연, 콘텐츠가 함께 소비되며 한류의 확장성을 체감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희영(63) 코리아하우스 지원단장은 "설은 새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한국의 뜻깊은 명절"이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하우스가 스포츠와 문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매력을 알리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를 선수단 지원 거점이자 스포츠 외교 플랫폼으로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대회 폐막일인 22일에는 한국 선수단 해단식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후 밀라노 현장에서 이어진 한국의 응원과 문화 교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