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뉴스) 김학철 기자 = 취임 한 달여를 맞은 한국스마트관광협회 이일주 회장은 정부·지자체와 민간기업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지역관광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성과평가까지 관여하는 협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정책 제안과 회원사 네트워크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실행형 조직으로 기능을 확장하는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 이일주 회장에게 스마트관광협회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강화하려는 분야로 정책 제안 및 활용을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의 협력 기반을 넓혀 스마트관광 분야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한편 현장에서 축적된 요구를 제도와 지원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협회가 업계 의견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형성과 실행 과정에 참여해야 회원기업의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원사 네트워크의 활용 방식도 사업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국스마트관광협회는 여행사와 스타트업, 플랫폼, 모빌리티, 콘텐츠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기업 간 협업 가능성을 높이고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의 초기 설계와 정책사업 기획·수행에도 협회가 참여해 공공사업과 회원기업을 연결하고 실제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관광진흥법을 토대로 확대되는 스마트관광 정책과도 맞물린다. 이 회장은 협회가 정부 정책과 회원기업의 기술, 지자체의 관광현장을 잇는 전문 지원조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역별 스마트관광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적합한 기업을 연결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AI 융합관광과 성과평가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협회가 지역 프로젝트의 PM 역할을 맡아 정책 목표와 현장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협회의 역할 확대는 AI가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여행산업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여행 일정 구성과 예약 기능이 장기적으로 통합형 AI 플랫폼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도 기술 자체만으로 여행업의 경쟁력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이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판단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자의 요구와 감성까지 이해하는 능력이 기존 여행사와 관광 플랫폼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역관광 정책에는 보다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유치했는지를 앞세우기보다 관광객이 지역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무엇을 소비했는지를 성과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수도권과 일부 유명 관광지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하려면 국가나 연령 같은 단순한 기준에서 벗어나 여행 형태와 관심사를 세밀하게 구분하고 이에 맞는 지역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역별 관광자원을 서로 연결하는 방식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역 홍보 자체를 목적으로 한 정책에서 벗어나 체류시간과 숙박률, 지역 음식 및 체험 소비액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해야 실질적인 지역경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축적된 관광데이터를 활용한 다국어 AI 안내 시스템과 변화하는 관광수요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체류형 관광을 뒷받침할 주요 인프라로 제시했다.
이 회장이 체류와 소비를 강조하는 데에는 글로벌얼라이언스를 운영하며 경험한 관광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인바운드와 기업 행사, 인센티브 관광 현장에서는 관광객 유치 자체에 정책과 사업의 무게가 실리는 반면 유입된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경제로 확산시키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진단했다. 여행사의 낮은 수익성과 단기 지원에 머무르는 정책도 관광기업이 장기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획일적인 지원 방식보다 지역과 행사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발성 사업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축적한 경험과 성과를 다음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지속 가능하면서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관광객 유치에서 체류와 소비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지역관광 구상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책과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만큼 한국스마트관광협회 내부 운영에는 공동이익과 투명성을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다양한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한 뒤 운영위원회를 통해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회의 내용과 예산 편성·집행 내역, 사업 성과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제시했다. 비용 지급에 관한 세부 규정도 다시 정비해 의사결정 과정뿐 아니라 사업 집행 결과까지 회원사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일주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과 회원기업의 기술, 지자체의 지역관광 현장을 연결하는 스마트관광 전문 지원조직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의 성과가 회원사의 사업 기회와 지역관광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별 프로젝트의 PM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공정성과 책임 있는 협회 운영은 과정과 결과로 나타나야 하며 개인의 이익이나 금전적인 부분보다 명분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