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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외압설로 멈췄던 인천 세관 마약밀수 재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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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신혜영 기자] '용산 외압설'로 의혹만 남긴 채 수사가 중단됐던 '인천 세관 마약밀수' 사건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6월 10일 대검찰청은 20여 명 규모의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수팀'을 출범시켰고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상설특검 필요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으로, 정권이 바뀌자 뒤늦게 수사를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합수팀 출범에 '용산 외압'을 폭로한 박해룡 경정이 "합수팀 출범은 축소·은폐, 증거 인멸 시도"라고 비판했다.

(사진_뉴시스)

대검찰청이 지난 6월 10일 서울동부지검에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20여 명 규모의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수팀'을 출범시켰다.

대검은 "본 사안은 해외 마약 밀수조직에 대한 세관직원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초유의 사건이자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구명로비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관련 의혹을 신속히 규명해 엄정 처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23일 인천세관과 세관 공무원 주거지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와 PC 등을 확보하고, 밀수 당시 폐쇄회로(CC)TV 서버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백해룡 경정이 대검찰청의 합동수사팀이 아닌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지난 6월 12일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기관이 합동으로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 수사팀'을 출범시킨 것에 대해 수사에 불응할 계획이라면서 상설특검을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의 경우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당시 총력을 기울여 마약 수사를 막아왔던 게 검찰이다. 검찰은 사건을 덮은 세력으로 지휘부 전체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들이 오히려 수사를 한다는 것이 잘못됐기 때문에 일반 특검으로 가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 공식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침묵하던 검찰이 갑자기 돌출 행동을 하는 것은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라며 합수팀을 지휘하는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에 대해서도 "당시 마약 수사를 꼼꼼하게 덮도록 진두지휘했던 곳"이라고 비판했다.

또 "합수팀을 출범하며 대검과 경찰 지휘부에서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제가 이 수사에서 배제되고 피해자 신분이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게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 경정은 지난 6월 12일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공식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침묵하던 검찰이 갑자기 돌출 행동을 하는 것은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라며 합수팀을 지휘하는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에 대해서도 "당시 마약 수사를 꼼꼼하게 덮도록 진두지휘했던 곳"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사진_뉴시스)

백해룡 경정, 용산 외압설 제기

세관 마약 밀수 수사 외압 의혹은 2023년 1월, 인천공항을 통과한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조직원이 필로폰 약 74kg을 밀수하려다 적발된 사건에서 세관 직원 4명이 관여한 정황이 나왔다. 영등포경찰서가 이를 수사하던 중 대통령실과 경찰, 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서울영등포경찰서의 백해룡 경정은 당시 조병노 경무관과 김찬수 총경이 '용산'지시 등을 언급하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용산 외압설'이 불거진 이유다.

관련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0월에는 중간 수사 언론 브리핑을 앞두고 백해룡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인)에게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요청하는 등 세관 마약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인물로도 지목돼왔다.

백 경정은 외압설 주장 이후 공보규칙 위반을 이유로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았다. 백 경정은 같은 달 경고 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청에 이의 신청을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지난해 11월 서울경찰청장 경고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부당한 수사 외압을 폭로하기 위해 언론과 접촉한 것이며, '언론 대응 관련 공보규칙 위반'으로 징계처분한 선례가 없어 행정법상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다.

세관 마약 수사 특검으로 가나

정치권에서는 빠른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이 '세관 마약 수사'을 둘러싼 수사 외압 관련 정황도 조만간 들여다볼 전망이다. 특검 측은 합동수사팀과 협의를 거쳐 이첩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민중기 특검은 6월 25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인천 세관 마약 밀수 수사 외압 의혹 사건 관련, 특검 수사대상의 전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 대검찰청 합동수사팀에서 수사 진행 중이므로 수사 진행 경과를 고려해 합동수사팀과 협의를 거쳐 이첩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이 주도해 국회는 지난해 8월 이 의혹을 조사하는 청문회를 열었고, 올 3월엔 이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 특검안을 통과시켰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이 의혹에 대해 "상설특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언급했다.

더 나아가 이 사건과 연계된 평택항 밀수 의혹 등으로 수사가 더 확장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택항 밀수 의혹은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본방 불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전 대표의 모친인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이 평택항을 통해 밀수되다 적발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당시 장 소장은 "인천세관 사건과는 별개"라며, 평택항 사건이 더 밝혀지면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위 공직자·정권 실세 연루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과 특검 간의 조사 주체 경쟁, 의혹 확산 등이 이어지며 정치적 파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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