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캐나다 제논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 '아제투칼너'가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면서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경쟁 약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실제 시장 진입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과 처방이 꾸준히 늘고 있어 경쟁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뇌전증 환자 15만명…엑스코프리 '질주'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전증 환자는 15만 7087명으로 집계됐다. 공식 통계 외에 잠재적 실제 환자 수는 30만~36만으로 추정된다.
뇌전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성 경련 발작이다.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구분된다. 그동안 20종이 넘는 신약이 개발됐으나 전체 환자 3분의 1은 어떤 약을 써도 발작이 잡히지 않는 난치성 상태에 머물렀다.
이 답답함을 풀며 등장한 약물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다. 2019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2025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1호 국산 신약으로 승인됐다. 국내 유통은 동아에스티가 담당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현재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5개 대륙 108개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성인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신약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을 대표하는 효자 품목이다. 미국 시장 발매 이후 2025년 1분기까지 총 누적 매출 1조 10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은 2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전 분기 대비 13.5%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91%에 해당한다.
처방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미국 내 총처방 건수(TRx)는 약 14만 3000건으로 전 분기보다 8.4% 증가했다. 6월 월간 처방은 4만 9155건을 기록했으며 신규 환자 처방(NBRx)도 월평균 1800건 이상을 유지했다.
▲ 특허 만료·후발 신약 등장…경쟁 구도 변화 예고
기존 뇌전증 치료제의 특허 만료와 후발 신약 등장으로 미국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와 경쟁했던 '압티옴(Aptiom)' '파이콤파(Fycompa)' 특허가 지난해 5월, '브리비액트(Briviact)' 특허가 올해 2월에 각각 만료됐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캐나다 제논파마슈티컬이 개발하고 있는 아제투칼너다.
아제투칼너는 임상 3상에서 투약 1주차부터 발작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과거 중간값 기준 5개의 항경련제를 사용한 난치성 환자가 참여했으며 약 20%는 엑스코프리 치료 실패 경험이 있어 경쟁 가능성이 주목된다.
내년부터 경쟁 구도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제투칼너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제논은 올해 3분기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통상적인 FDA 심사 기간을 감안해 2027년 하반기 허가를 예상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만큼 엑스코프리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4%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후발 경쟁약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엑스코프리의 견조한 처방 성장과 높은 수익성을 고려하면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은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하반기에도 엑스코프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미국 매출은 연간 목표의 절반 수준을 달성했다. 4분기 일본 허가가 예상되며 전신발작(PGTC)과 소아 적응증 확대도 연내 신청할 계획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초기 상업화 준비와 처방 침투 기간을 고려하면 엑스코프리 실적에 대한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부터 나타날 전망"이라며 "2027년까지는 엑스코프리 처방 증가와 현탁액,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 소아 확장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성장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