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HK이노엔(대표 곽달원)의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물질특허 만료까지 5년 넘게 남았지만 제네릭(복제약) 품목허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특허 구조의 허점이 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테고프라잔의 제네릭 품목 허가가 한 달 새 14건이 추가되며 총 26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허가된 26개 품목들은 2031년 8월 26일부터 2032년 5월 25일까지 9개월간 우선판매허가권(우판권)을 획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케이캡의 물질특허가 2031년 8월 26일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 특허 3건 등재했지만…결정형특허서 무너진 방어막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지난 2018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 이듬해 3월 출시했다. 케이캡 특허는 현재 총 3건으로 2018년 10월 등재된 물질특허(2031년 8월 만료)와 결정형특허(2036년 3월 만료)에 이어 지난해 3월 구강붕해정 특허를 추가로 등재했다. 회사가 구강붕해정 제형 특허를 추가한 것은 제형 변경을 통한 우회 진입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HK이노엔이 특허 확보에 공을 들여온 배경에는 제네릭 진입 장벽을 높이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다만 케이캡 제네릭이 대거 허가된 데에는 그만한 구조적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 삼천당제약을 시작으로 81개사가 케이캡 결정형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고 2024년 3월 특허심판원은 해당 제품이 결정형특허의 권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심결을 내렸다. 이후 위더스제약이 최초로 결정형특허 도전에 승소하면서 제네릭 허가 관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이후 경동제약이 테고잔정 25mg·50mg 두 가지 용량을 허가받으며 국내 최초 케이캡 제네릭사가 됐다. 이후 위더스제약, 다산제약, 더유제약, 메딕스제약, 진양제약 등이 잇따라 허가를 받으며 현재 26개사까지 늘어난 것이다.
결정형특허 소송은 1·2심은 물론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제네릭사가 승소하며 사실상 확정됐다. 반면 물질특허 소송에서는 제네릭사들이 1·2심에서 모두 패소한 상태다.
▲ 국내 약사법이 만든 허점…해외와 다른 구조
이번 사태의 핵심은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에 있다. 이 제도는 제네릭 허가 신청 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여부를 확인해 진입을 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구체적으로 약사법 제50조의2는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해당 의약품 특허권을 식약처가 운영하는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50조의8(우선판매품목허가)에 있다. 이 조항은 등재된 특허 중 하나만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 승소해도 우판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해당 조항 때문에 케이캡처럼 물질특허와 결정형특허 두 개가 등재되어 있어도 결정형특허 하나가 뚫리면 물질특허가 남아 있어도 제네릭 허가를 막을 수 없게 된다.
반면, 미국은 해치·왁스만법으로 제네릭사가 특허에 도전하는 순간 30개월간 허가 심사가 자동으로 멈춘다. 180일 독점권도 최초 성공 1개사에만 돌아간다. 반면 국내는 소송 중에도 허가가 나오고 특허 하나만 뚫어도 26개사가 동시에 우선판매권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물질특허의 경우 원존속기간은 2026년 12월 만료였지만 의약품 허가와 개발에 소요된 기간을 인정받아 2031년 8월까지 연장된 상태"라며 "만약 대법원에서 1·2심 판단이 유지된다면 제네릭은 이 시점 이후에야 출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