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비트코인이 탄생 17년 만에 역사적 이정표를 넘어섰다. 10일 블록체인 전문매체 더블록과 비트코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멤풀에 따르면 2009년 1월 첫 블록이 생성된 이후 17년 2개월 만에 2000만번째 비트코인 채굴이 완료됐다. 전체 발행 한도 2100만개 가운데 95.2%가 이미 시장에 공급된 셈이다.
◆ 처음 설계부터 정해진 2100만개 한도
비트코인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고정돼 있다. 중앙은행이 필요에 따라 돈을 찍어내는 일반 화폐와 달리, 어떤 주체도 이 한도를 늘릴 수 없다. 금의 매장량이 정해져 있듯 디지털 자산에 희소성을 부여하기 위한 핵심 설계다.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2000만번째 비트코인 채굴로 희소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이번 이정표의 시장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2000만번째 비트코인은 블록 높이 93만9999번째 블록에서 탄생했다. 채굴은 미국 최대 채굴 연합체 가운데 하나인 파운드리USA 풀이 맡았다. 채굴 풀이란 전 세계 수많은 채굴자들이 컴퓨팅 파워를 합산해 공동으로 채굴에 참여하는 방식을 뜻한다.
◆ 남은 100만개에 114년…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이제 남은 비트코인은 전체의 4.8%인 100만개다. 그런데 이 100만개를 모두 채굴하는 데는 앞으로 114년이 걸린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씩 줄어드는 '반감기'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금광에서 금을 캘수록 남은 금은 더 깊은 곳에 묻혀 캐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처음 17년 동안 전체의 95%가 채굴됐지만 나머지 5%를 캐내는 데 114년이 걸린다고 이해하면 쉽다.
업계 전문가들은 "2000만 BTC 채굴 달성은 처음 설계한 대로 프로토콜이 정확히 작동하고 있음을 실시간으로 증명한 사건"이라며 "희소성 약속의 신뢰성을 전 세계 시장에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 공급 줄고 수요 늘고…시장 구조 변화
시장에서는 이번 이정표를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새로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의 양은 반감기를 거칠수록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기관 투자자와 개인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전문가들은 채굴된 비트코인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 보유 목적으로 묶여 있어 실제로 거래 가능한 유동 공급량은 채굴 총량보다 훨씬 적다고 분석했다.
21개 모두 채굴이 완료되는 2140년 이후에는 채굴자들이 블록 보상 대신 거래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올려야 한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이에 대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장기 보안 모델이 보상 중심에서 수수료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은 처음 설계 단계부터 예정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탄생 17년 만에 전체 공급의 95%가 소진된 지금, 시장의 시선은 남은 100만개가 만들어낼 희소성과 그 가치 변화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