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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실적 희비...'체질 개선' 상생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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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상생을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핵심은 금융-수요-원료를 유기적으로 잇는 상생 협력이다./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상생을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핵심은 금융-수요-원료를 유기적으로 잇는 상생 협력이다./연합뉴스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지난해 여러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 했지만 경영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8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매출은 69조950억원으로 4.9%, 당기순이익은 5044억원으로 46.8% 줄었다.

하지만 철강 부문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포스코의 철강 부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20.8% 증가했고 매출은 35조110억원으로 6.8%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1조1430억원으로 26.7% 늘었다.

현대제철도 원가 절감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4% 증가했다. 매출은 22조7332억원으로 2.1% 감소했고 순이익은 14억원으로 84.1% 줄었다.

반면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1% 감소한 59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조2034억원으로 9.2%, 순이익은 82억원으로 76.4% 줄었다. 세아제강도 영업이익이 496억원으로 75.6% 감소했으며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7.9%, 73.6% 하락했다.

이들 주요 철강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수출 구조의 차이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도 수출과 내수 모두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전대미문의 내우외환에 빠진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해외 투자 확대와 수출선 다변화, 고부가 제품 개발 및 판매로 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상생을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철강 생태계 강화, 고부가가치 특수강 중심으로 주력 제품 전환, 친환경 원료인 철스크랩 산업 육성 등이 핵심 과제다. 즉 금융-수요-원료를 유기적으로 잇는 상생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철강 업황 부진을 감당할 체력이 바닥난 중소기업의 금융 지원이다. 철강 생태계가 대기업만이 아닌 기술과 잠재 성장 가능성을 가진 중소·중견기업과 동반 상생이 이뤄져야 건강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금융 지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포스코와 한국무역보험공사, IBK기업은행이 손잡고 지난달부터 시행한 '철강산업 수출공급망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고율 관세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철강 수출기업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24년 무보가 처음 선보인 '수출성장 플래닛(Plan it!)'의 일환이다. 수출성장 플래닛은 기술력과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우량 수출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성장단계형 맞춤 지원 프로그램이다.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동참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23개 신규 회원사를 선발해 각 기업 대표자에게 수출성장 플래닛 인증서를 수여하고 수출 규모에 따라 회원사를 세분화해 맞춤형 우대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년간 보증한도 무감액 연장, 연대보증 입보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선발된 회원사의 안정적인 수출성장 기반 마련을 지원하는 수출성장 플래닛에 포스코도 동참했다.

포스코가 추천한 거래사(협력사·중기)에 대해 무보는 보증 비율을 100%로 상향하고 보증료율을 1%에서 0.7%로 인하했다. IBK기업은행도 대출금리를 최대 2%포인트 낮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 장벽으로 유동성이 막힌 중견·중소기업들에 이 같은 상생 프로그램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고 밝혔다.

협력사 금융지원을 통한 동반 성장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 '방어'라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중장기적 수요 전환은 '공격'에 해당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인프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국방 수요가 철강산업의 새로운 고부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정부와 철강업계는 조선·방산 등 수요산업에 필요한 특수탄소강 등 고부가 제품의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한 전방산업과의 상생에 손을 맞잡았다. 이러한 민관 합동 R&D는 철강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움직임이자 체질 개선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막대한 R&D 비용을 투자해 고강도·경량화·내식성을 겸비한 특수탄소강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조선·방산·AI·석유화학 등 전방산업에서 해당 제품에 관심이 없다면 시간과 비용의 낭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8월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제시한 후 같은 해 9월 이 중 특수탄소강이 포함된 5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15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20개 추진단을 구성·출범시켰다. 추진단에는 기업을 중심에 두고 산업통상부 등 주관 부처와 대학·연구소 등 유관 기관이 참여한다. 재정경제부는 예산 지원을 맡는다.

무엇보다 특수탄소강 R&D를 통한 전방산업의 수요 창출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확인 결과 재경부·산업부는 조선·방산업계와 특수탄소강 공동 R&D 강화 차원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과의 특수탄소강 공동 R&D 확대와 관련된 세부 로드맵을 이르면 상반기 중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상생을 바탕으로 한 철강업계 체질 개선의 세 번째 축은 친환경 원료인 '철스크랩 및 철강 슬래그' 산업 육성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재생철 자원 공급망 강화 및 가공 전문 기업 육성을 위한 실질적 정책 방안이 포함돼 있다.

철강 슬래그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며 철스크랩은 재사용 철을 이용해 철광석 대신 고로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이 저감된다. 적절한 관리와 기술적 가공을 통해 고부가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순환자원이며 건설·시멘트·도로공사 등에 활용된다. 철강 슬래그의 연간 발생량은 2500만톤에 달한다.

정부와 업계는 제철 원료인 철스크랩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철자원 상생포럼'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철강협회 소속 철강슬래그위원회와 재생철자원협회 등이 조직돼 배출사(제강사), 재활용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협회 간 소통을 통한 의견 교환과 교류 활성화를 이끌어 냄으로써 상위 조직 개념인 철자원 상생포럼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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