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지난해 대기업에서 일하는 청년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중소사업체에 취업한 청년은 역대 최저로 줄어들며 고용시장의 양극화가뚜렷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고용 안정성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거나 아예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국가데이터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사업체에서 일하는 20·30대는 157만892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대형사업체 취업자 증가 폭은 19만1403명으로, 이 가운데 약 60%인 11만3125명이 청년층이었다. 청년 취업자가 대형사업체 증가세를 주도하면서, 지난해 대형사업체 전체 취업자 수도 333만706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본사·지사·공장 등 직원 수 300인 이상 사업체는 상당수가 중견·대기업에 해당한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사업체의 인력 구조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중소사업체 전체 취업자 수는 역대 최대인 2543만1836명으로 늘었지만, 이 가운데 20·30대 취업자는 741만1979명으로 가장 적었다.
중소사업체 전체 취업자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한 반면, 청년 취업자는 2022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고용이 늘어도 청년층은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청년층의 대기업 쏠림 현상 배경에는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와 고용 안정성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사업체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월등히 높은 데다, 근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격차는 더 확대된다.
2023년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477만원으로, 5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271만원)보다 월 200만원 이상 많았다. 50~300인 미만 사업체(364만원)와 비교해도 약 110만원 차이가 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단순 비교하면 월평균 소득은 각각 593만원과 298만원으로, 거의 두 배에 달했다.
근속 1년 미만 신입 단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월평균 소득 차이가 81만원에 그쳤지만, 근속 20년 이상에서는 367만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일단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대기업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 역시 청년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기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은 12.1%에 불과했고,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동한 경우가 대부분(81.3%)이었다.
여기에 직업 선택에서 수입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직업 선택 시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한 20대 비율은 2009년 29.0%에서 지난해 37.6%로 8.6%포인트(p)상승했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36.2%에서 41.1%로 4.9%p올랐다.
청년들은 대기업 취업 기회를 기다리는 동안 중소사업체 취업 대신 구직을 미루는 선택을 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가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20·30대는 지난해 71만7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