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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 대한민국 혁신의 사다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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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순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국제뉴스DB)
김우순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국제뉴스DB)

서울은 '탑'이 아니라 전국을 끌어올리는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창업·벤처 정책 비전'에 이어, 12월 공개한 '2030 K-벤처 청사진'은 대한민국 혁신 시스템을 수도권 집중 구조에서 전국 확산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은 단순한 지역 지원이 아니다. 서울이 가진 자본, 인재, 국제네트워크가 전국으로 흘러가고, 다시 지역이 보유한 산업 기반과 특화 역량이 서울을 거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는 순환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서울은 더 이상 홀로 '높은 탑'처럼 우뚝 서는 데 만족해서는 안된다. 전국의 혁신 잠재력을 위로 끌어올리는 든든한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창업·벤처 생태계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2025년 기준 전국 벤처기업의 약 65%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털의 90% 가까이가 서울에 몰려 있다. 투자금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혁신의 중심허브다.

하지만 이 구조는 한계도 명확하다. 서울의 높은 임대료, 과도한 경쟁, 인재 확보를 위한 고비용 등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지역에는 우수한 제조 인프라, 실증환경, 대학·연구기관 등 실제 사업화에 필요한 기반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자본 접근성이 낮아 스케일업 기회를 얻기 어렵다. 서울의 과도한 집중이 지역의 기회를 잠식하고, 지역의 정체가 국가 전체 혁신역량을 제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2030 K-벤처 청사진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육성, 연간 벤처투자 40조 원 조성 등 국가적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 창업거점 10곳 육성, 지역 중심 펀드 조성, 비수도권 특화산업과의 연계 강화 등 서울 중심 구조를 전국 확산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도 포함했다. 이는 서울의 자본·네트워크를 지역으로 흐르게 하고, 지역의 산업 역량을 전국 및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다.

서울은 이러한 국가 전략의 중심에서 연결자로 기능해야 한다. 서울 기반 VC의 지역 투자 인센티브 확대, 서울지역 공동펀드 조성, 서울 액셀러레이터의 지역기업 발굴 프로그램 정례화 등은 바로 실행 가능한 정책들이다. 서울의 자본이 지역의 기술을 만나고, 지역의 제조·테스트 인프라가 서울의 스타트업과 결합하며, 다시 서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서울 자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필수다. 연간 1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흘러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하면, 한국 전체 벤처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다. 서울이 글로벌 자본과 인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국제 개방형 허브'로 도약해야만, 지역 기업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출구를 확보하게 된다. AI, 바이오, 핀테크 등 서울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테스트베드·규제특례·국제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결국, 서울과 지역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승효과를 만드는 파트너여야 한다. 서울이 올라갈수록 지역이 뒤처지는 구조가 아니라, 서울이 높아질수록 그 높이가 전국을 끌어올리는 사다리가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혁신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이다.

이제 서울은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서울만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서울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가 함께 성장할 것인가. 2030 K-벤처 청사진은 이미 그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이 진정한 사다리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대한민국의 창업·벤처 생태계는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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