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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I그룹 인수 케이조선·대한조선의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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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전경사진. / 대한조선
대한조선 전경사진. / 대한조선

[한스경제=임준혁 기자]KHI그룹은 불과 1년 사이에 국내 중형조선사 2곳을 인수하며 당시 금융권과 조선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는 김광호 KHI그룹 회장은 2021년 STX조선해양을 인수한 후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했고 이듬해 9월에는 대한조선까지 품게 됐다. 하지만 KHI는 케이조선 인수 3년만에 케이조선 경영권을 국내 최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 '유암코'에 넘겼고 대한조선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면서 이들 두 조선사의 운명은 엇갈렸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HI는 지난해 12월 재무적투자자(FI) 유암코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케이선샤인홀딩스에 케이조선 경영권을 넘겼다. 시장에서는 KHI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유암코 SPC가 향후 케이조선 통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케이조선 측은 "유암코의 통매각 추진은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케이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탱커)과 중형 컨테이너운반선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PC탱커선과 컨테이너선의 중국 점유율은 각각 72%, 90%에 달한다. 중국 조선소들의 PC탱커와 중형 컨테이너선 건조 기술력은 한국을 이미 따라잡은지 오래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중형 조선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중형선박 시장에서 케이조선을 비롯한 국내 중형조선사의 점유율은 1.8%로 2021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조선은 중국 조선소는 물론이고 PC탱커와 중형 컨테이너선 건조 세계 1위인 HD현대미포(옛 현대미포조선)와도 생산 선박 포트폴리오가 겹친다. 케이조선은 해당 선박 수주를 위한 영업전에서 동종 업계 '공룡'인 HD현대미포로 인해 적지 않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산에 위치한 대선조선, 전남 해남에 자리잡은 대한조선과도 건조 선종이 매우 유사하다는 포트폴리오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

선수금환급보증(RG) 부족 문제도 지속되며 수주를 적극적으로 늘릴 형편도 못 된다. RG(Refund Guarantee)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조선사가 선박 건조 비용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을 말한다. 조선사와 발주선사가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건조계약은 무효가 된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들과 달리 중형 조선사는 RG 발급이 무척 갈급한 상태다.

이에 김 회장은 자금 지원에도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2023년 김 회장은 케이조선에 대주주의 자금 300억원 및 외부기관 800억원을 포함 총 110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케이조선 실적은 2021년 이후 적자와 흑자를 오고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KHI는 케이조선 경영을 유암코에 넘기는 대신 대한조선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은 중형 원유운반선과 PC탱커 등 기존 주력 선종에 더해 최근에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이다.

대한조선의 작년 상반기 매출액은 4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KHI의 투자유치 이전인 2022년 상반기(33억원)에 비해 무려 1654% 오른 5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한조선은 15만4000t급 셔틀탱커 3척, 15만7000t급 원유운반선 5척 등 총 8척, 약 8억4000만달러 상당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 2월 기준 수주잔량은 24척, 약 21억700만달러로 늘어나 2027년까지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다.

대한조선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까지 추진중이다. KHI가 케이조선 매각 대금으로 대한조선 중대형 조선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은 여기서 비롯된다.

일각에서는 대한조선에 대한 김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대형 조선사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대한조선이 아무리 성장을 추구해도 연매출 4조~10조원에 달하는 대형 3사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매출 규모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건조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고 3사의 전유물인 LNG-FPSO등 해양 설비 건조는 아직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암모니아·메탄올 추진 선박 등과 같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도 아직은 초보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최근 행보를 평가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무리하게 대한조선 사업확장을 추진할 경우 제2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될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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