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잔여 사건을 맡고 있는 종합특검의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원 구성 갈등을 이유로 상임위원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강행 의결하면서 하반기 국회가 '특검 장기전'과 '입법 강행'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24일 종료 예정이던 종합특검 수사는 다음 달 23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2월 25일 출범 이후 두 차례 연장에 이어 사실상 세 번째 수사기간 확보가 이뤄지는 셈이다.
법사위가 의결한 개정안은 단순한 수사기간 연장을 넘어 특검의 권한과 수사 기반을 확대하는 내용까지 포함했다. 우선 공무원이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통해 감사 절차를 방해한 행위를 특검 수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기존 수사 범위에 범인도피죄를 추가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은폐·방해 행위까지 직접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수사 지원 체계도 강화했다. 특검 파견 공무원 정원을 기존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고, 필요하면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서도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종합특검이 요청할 경우 기존 3대 특검이 사건기록 등본을 제공하거나 수사기록 열람·복사를 허용하도록 해 사건 간 연계수사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민주당은 남아 있는 주요 의혹을 마무리하기 위해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원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문제 삼으며 상임위원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법안은 야당 불참 속 처리됐다.
이번 법안 처리 과정은 특검 자체보다 국회의 권력 구도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원 구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사위를 중심으로 주요 사법·검찰 관련 입법을 연이어 추진하며 입법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이날 법사위에서는 종합특검 연장안과 함께 검찰 보완수사권 개편을 위한 형사소송법 논의도 병행됐다.
다만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싸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면 폐지와 일부 존치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초 예상했던 '속도전'에는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지도부는 추가 의원총회와 당내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 연장이 단순히 수사기간을 늘리는 절차를 넘어 향후 정국의 무게중심을 다시 특검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 대상이 확대되고 인력까지 증원되면서 특검의 활동 반경은 한층 넓어졌고, 반대로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을 이어가면서도 특검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개정안은 '수사 연장'이라는 형식을 넘어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야당의 의사일정 거부가 정면 충돌하는 하반기 국회의 정치 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얼마나 장기화될지가 향후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