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나다"는 사전에 있다.

"산산조각나다"는 사전에 없다.

그래서 "산산조각나다"는 "산산조각 나다"로 써야 한다고 함.

"산산조각 낸 xx" 이런 식으로.

이건 결국 "산산조각을 낸 xx"로 조사를 끼워넣어 쓰도록 유도하는 것과 똑같다.

왜냐면 실제 구어에서는 띄어쓰기의 적용을 받지 않으니까 "산산조각낸"으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걸 글로 옮겼을 때 "산산조각 낸"이라고 쓰면, 그 띄어쓰기의 뭔가 이질적인 것이 차라리 조사를 넣어서 "산산조각을 낸"으로 바꾸면 해소되기 때문이다.

"조각난 xx"를 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조각" 앞에 "산산"이 붙으면 "산산조각 난 xx"으로 써야 하는 그 납득하기 어려운 그 이질적인 느낌이 있다.

물론 "산산조각"을 깨뜨려서 "산산이 조각난 xx"로 쓰면 문제가 없을 거다.

"산산조각나다"다 실제로 구어에서 하나의 독립된 어휘처럼 언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데

그걸 사전에 등재시키질 않아서

국어를 망치고 있는 - 왜냐면 국어는 기본적으로 "준용"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듯 하니까.

마치 형법에서 "무엇무엇이 죄다"라고 규정된 것만 "죄"인 것과 정반대로

"무엇무엇이 허용된다 (대체로 사전에서)"라고 규정된 것 외에는 다 불법인 그런 상황인 구조라서, 기본적인 틀이.

사전에 "산산조각나다"라고 하는 게 없으면 "조각나다"가 있더라도 "산산조각 나다"로 무조건 써야 하는 그런 메카니즘의 틀이라서

그니까 이런 억지스런 메카니즘을 쓸려면 국립국어원이 부지런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으니까 지금과 같은 이런 사태가 생기는 거다.

애초에 준용이 가능하게 되어 있으면, 이걸 일일이 규정을 해둬야 하는 문제가 안 생기는데,

띄어쓰기의 기본 틀을 완전히 갈아엎던지, 아니면 "산산조각나다"를 하루빨리 사전에 등재시켜서 대증적인 문제해결이라도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국립국어원의 띄어쓰기 틀은 일단 무조건 다 띄고,

사전등에서 허용된 경우에만 붙여쓰라는 그런 기본 틀이기 때문에

- 그래서 사전을 다 외우지 않으면 띄어쓰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붙여쓰는 게 더 적절한 경우가 있더라도, 그들이 그 상황을 보고 사전에 등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띄어쓰기의 폐해나 괴리감의 정도는 - 미래의 언젠가 해결되는 방식이니까 - 현재에는 계속 상존하게 되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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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이질감은 "자장면"의 그런 이질감이다. 강제로 "자장면"을 썼어야 했던 때의 그런 종류의 이질감, 거북함. 이게 아닌 거 같으면서도 권위 있는 기관이 쓰라고 강제하는 규정이니까 거스를 수는 없어서 쓰기는 쓰는데 그럴 때의 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