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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사람들이 회 먹으러 가는 곳 - 가진항

M 마이민트 | 2019.05.24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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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고 고성 사람들이 회 먹고 싶을 때 가는 작은 항구 가진항.

그곳에서 도치라는 못생긴 물고기를 처음 만났다. 

 

가진항.jpg

 

직업군인으로 대위까지 복무한 지인과 강원도 고성으로 떠난 여행.

예비역 군인과 다니다 보니 좋은 점이 있었다. 

10년 장기복무한 군인은 예비역도 군부대에서 장병들을 위해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그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하루 숙박비는 1만 6천 원


우리는 고성에 있는 율곡부대가 운영하는 율곡회관에 짐을 풀었다. 

하루 숙박비는 1만 6천 원, 아주 저렴한데 원룸 형태인 방은 깔끔하니 좋다. 


가진항2.jpg

 

짐을 풀고 있으니 바로 술 한잔하러 횟집에 가잔다. 

“군 생활할 때 여기 화진포에 군 휴양소가 있었는데, 겨울에 여기 오면 도치회를 정말 많이 먹었거든요.”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도치회 이야기를 해서 도치가 도대체 어떻게 생긴 물고기인가 궁금했던 차.

못생겼지만 맛은 끝내준다는 도치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기사님께 물었다. 


선생님. 고성 사람들 회 먹으러 갈 때 어디로 갑니까?


그랬더니 연세 지긋한 기사님은 가진항이 가깝고 파는 생선이 자연산이라 좋다고 한다. 


가진항3.jpg

 

고성 버스 터미널에서 가진항까지는 택시요금으로 약 6천 원 정도 나오는 거리.

가보니 가진항은 자그마한 항구로 회센터 건물도 작다. 물고기 파는 집이 6호 집까지 밖에 없을 정도. 

그중 택시기사님이 안내해 준 집은 올해 72세 김 기여 할머니가 따님과 같이 장사하는 집. 알고 보니 5호, 6호가 

딸, 동서들이 모여 하는 같은 집이란다. 


가진항4.jpg

 

택시기사님 이야기처럼 이곳 가진항 회 센터에선 정말 자연산만 취급할까? 할머니에게 슬쩍 물어봤다. 

“그럼요. 좋든 나쁘든 이 바다에서 잡는 것만 내놔요. 다른 데서 양식하던 거 가져와 팔다 걸리면 여기서 장사 못해요. 

여기가 다른 데 비해서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는 사람만 찾아오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서 나는 물고기만으로도 되는데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항구는 그게 안 돼요.”

하긴 공급이 수요보다 딸리면 메꿔야 하니 그럴 테지만, 여기는 이곳에서 많이 잡히니까 

구태여 다른 곳에 가서 가져올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가진항5.jpg

가진항6.jpg

 

“가진항이 작지만 알아주는 게 잡어는 여기가 최고로 많이 나오거든요. 

여기 위 대진, 거진항으로 가면 거긴 문어가 많이 나오고...”

저마다 이름이 있는 물고기들을 잡어로 퉁치는 건 물고기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아무튼 그 이야긴 비싼 물고기는 아니더라도 많은 종류가 잡힌다는 이야기. 

그만큼 천혜의 어장이란 이야기겠다. 

그리고 문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때다 싶어 문어에 대해 궁금한 걸 또 여쭤봤다. 

“5월이면 고성에서 문어 축제를 한다는데 고성에서 축제를 할 만큼 귀한 문어가 많이 나오나요?” 

내 딴엔 정곡을 찌른다고 던진 질문이었는데, 할머니는 에라 이 서울 촌놈아 하는 듯 웃음 가득한 얼굴로 답을 해주었다. 


가진항7.jpg

 

“겨울에는 해군, 해경이 북쪽 바다를 막았다가 5월이 되면 올라가 고기를 잡게 뱃길을 열어주거든요. 

그러니 생각해보세요. 겨우내 문어며 물고기들을 잡는 사람이 없었으니 얼마나 많겠어요.” 

아하. 그랬구나. 궁금증 해결!


할머니가 이곳에서 장사를 하신 지는 25년이 되었다고 한다. 

“남편이 배 타고 나가 고기 잡아오면 여자들은 여기서 함지 놓고 팔았어요. 근데 이제 신랑은 

나이 들어서 배 못 타고 젊은 사람들이 고기 잡아오면 그걸 파는 거지. 그렇게 여기서 늙어 가는 거죠.” 


가진항8.jpg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바다와 그 바다에 깃들어 살던 사람도 세월 따라 변해가는데, 생로병사는 사람의 몫이다. 

그 세월 속에서 몸은 점점 힘들어졌지만 한 가지 편해진 것도 있다. 회를 기계가 잘라주는 것. 손질한 고기를 기계에 넣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져서 나오는데, 어째 좀 아쉽다. 회도 칼로 한 점 한 점 써는 손맛이 들어가야 더 좋지 않을까? 아마 기계로 뽑아내는 국수보다 손칼국수를 좋아하는 분은 거기서 이곳에 감점을 좀 줄 것 같다.    


도치 있어요?”


같이 간 이는 도치를 찾는다. 그랬더니 할머니의 반가운 대답.

“도치는 이제 끝물인데 몇 마리 있으니 한 마리 잡아드릴게.”

다행이다. 그래서 도치를 생전 처음으로 구경할 수 있었는데.... 와. 정말 못생겼다. 생긴 건 배불뚝이 올챙이 비슷하고 심술이 나서 퉁퉁 부은 것 같다. 못생긴 물고기 대회 나가면 상위 4%, 내신 1등급 안에 들어갈 외모. 생긴 걸 보니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가진항9.jpg

 

“도치를 찾으시는 걸 보니 드실 줄 아나 보네요. 이게 생기긴 이렇게 생겼어도 참 맛나요. 수놈은 회로 먹고, 알 있는 암놈은 찌개도 좋고, 김치랑 두루치기처럼 해 먹어도 좋고, 진짜 맛있는 건 도치를 말려서 꾸득꾸득해지면 잘라 양념해 먹는 건데, 그건 정말 소고기 안 부러워요.”


가진 회 센터는 대개 다른 곳도 그렇듯 앞에는 물고기를 팔고 회를 뜨고, 뒤쪽과 2층은 바다를 보며 회를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돼 있다. 

   

자연산 회로 승부하는 곳이라 그런지 쓰끼다시라고 하는 밑반찬은 많지 않다. 상추, 고추와 마늘, 해삼멍게에 도치, 그리고 미역국. 여기에 광어, 도다리 회와 매운탕까지 해서 6만원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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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바다내음 멍게와 시원하게 씹히는 맛 해삼을 맛보고 소주 한 잔을 털어넣어 입맛을 돌게 한 후 

드디어 도치를 먹어보는데, 이거 생긴거와 다르게 꼬득꼬득하고 맛있다. 겨울 동해바다를 생각하면 도루묵찌개와 구이가 생각났는데 이젠 도치도 추가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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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둘이서 세 병을 마셨나 보다. 기분 좋게 취해 나오는데 기다리시던 김기여할머니 덩치 큰 남자들 둘이 뭘 그렇게 못 먹냐며 해삼, 멍게 같은 거라도 좀 더 달라고 하지 안 그랬다고 뭐라 하신다. 배도 불렀지만 어쩌면 관광지에 갔을 때 몸 사리는 게 몸에 배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기분 좋게 마셨다. 날이 더워지면 밖으로 나가 바다 옆에 앉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먹는 술맛도 꽤나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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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가진항의 좋은 점? 

나는 자연산 회인지 양식회인지 구별도 못하고 맛의 차이도 못 느끼기 때문에 자연산이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가진항은 사람들에 치일 정도로 번잡스럽지 않아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곳에 처음 찾아온 객을 반갑게 맞아주고, 마음 푸근하게 해준 자연산 미인이 한 분 계셔서 그게 그렇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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