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가래가 걸린 듯한 느낌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캑캑거리는 불편함. 이비인후과나 내과에서 위내시경을 받고 식도검사도 했지만 '이상없다'는 결과를 들었을 때 느끼는 답답함.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소화기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매핵기(梅核氣)다.

매핵기는 고대 한의학서 '동의보감'에서도 언급되는 증상으로 목에 덩어리나 가래가 걸린 느낌이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마치 매실씨(梅核)가 걸린 듯한 느낌이라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이 매핵기의 주요 원인으로 역류성식도염이 주목받고 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이 자극이 인후(목)까지 올라오며 불쾌한 이물감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점이다. 위염이나 식도염이 뚜렷이 관찰되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환자는 계속해서 목에 가래 낀 느낌, 침 삼키는 불편함, 숨 막히는 듯한 답답함 등을 호소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기(氣)의 흐름의 장애, 담(痰)의 정체, 칠정상(七情傷-스트레스)등 원인을 다양하게 진단하고 있다. 특히, 체질에 따라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향도 달라진다.

태음인은 위와 폐에 열이 많아 목이물감과 점액(담)이 생기기 쉬워 열다한소탕, 조리폐원탕 등으로 위의 열을 내리고 폐 기능을 도와 목을 맑게 해주며 도라지가 태음인에게 탁월하다. 소양인은 소화기 기능은 강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이물감과 가래가 생기고 담이 울체되기 쉬운 체질로 형방도적산, 형방사백산으로 열을 내리고 담을 풀어주는 처방이 사용된다. 소음인은 장이 약하고 예민하여 작은 자극에도 식도나 인후의 불편함이 지속될 수 있으며 승양익기부자탕, 황기계지부자탕등을 통해 기운을 끌어올리고 위장을 따뜻하게 해 준다.

이처럼 한방치료는 단순히 '산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장부 밸런스 회복과 기의 순환 조절을 통해 몸 전체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증상을 해결한다.

병원 검사에서는 이상 없다는데 가래 때문에 계속 목이 불편하거나 야식, 커피, 밀가루 음식을 즐긴 후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 목에 가래가 끼는 느낌, 잦은 목 가다듬기, 침 삼킴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가 많고 심리적으로 예민한 체질인 사람, 역류성식도염 약을 오래 복용해도 목이물감 가래가 개선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효과를 보인다.

매핵기는 관리만 잘해도 증상이 절반 이상 줄어들 수 있으며 한방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함께 교정하면 치료 효과가 더욱 빨리 나타나게 된다. (가급적 야식 금지, 최소 수면 3시간 전 식사 마무리, 커피, 탄산음료, 밀가루, 튀김 음식 줄이기, 과식 피하고, 식후 바로 눕지 않기, 매일 일정한 시간 기상, 규칙적인 생활, 체온 유지 및 스트레스 관리 중요 , 금연 및 금주)

특히, 야식 후 아침에 일어나서 목이 칼칼하고 가래 낀 느낌이 든다면 식습관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역류성식도염과 목이물감, 가래 증상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지만, 양방 진단에서 명확한 원인이 보이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한 한방 진단과 치료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