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엔씨소프트가 지난달말 신작 MMORPG '아이온2'의 정보를 공개하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의 '크로노 오디세이', 하이브IM의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하 아키텍트)' 등 MMORPG 기대작이 하반기에 몰리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MMORPG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로 주류 게임 플랫폼이 모바일로 넘어간 이후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눈에 띄는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24일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RPG 장르 매출 중에서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8.8%에서 지난해 56.2%로 떨어졌다.

2023년 하반기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0위 안에 MMORPG는 총 6종으로 1~5위를 모두 MMORPG가 차지할 정도로 초강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1년 후인 지난해 하반기에는 10위 안에 4개의 MMORPG가 포함됐고 순위도 1, 3, 7, 10위로 고르게 분포됐다.

MMORPG의 인기 하락은 엔씨소프트의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래이드&소울' 최근의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매출이 MMORPG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2조571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3년에는 1조7798억원, 지난해에는 1조5781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모바일 MMORPG의 매출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여기에는 '리니지라이크'라 불리는 유사 게임의 범람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메이플스토리'와 함께 국내 PC MMORPG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로스트아크' 역시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로스트아크를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RPG의 2022년 매출은 7369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475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MMORPG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이제는 MMORPG처럼 호흡이 긴 게임은 트렌드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출시된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와 '마비노기 모바일'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MMORPG 장르의 인기 자체는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요 퍼블리셔들이 오랜 시간 준비한 MMORPG 기대작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반기 MMORPG 신작 출시의 시작은 컴투스의 '더 스타라이트'가 맡는다. 4세대 MMORPG를 표방하는 더 스타라이트는 네 개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중 세계를 넘나들며 여러 종족들이 대립하는 사사를 그려내고 있다. 3분기 출시를 목표로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PC와 모바일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 MMORPG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단연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으로 모바일 MMORPG의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결과적으로 지나친 자기복제를 반복하다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기반으로 내년 매출 2조원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이온2는 전작의 세계관과 핵심 시스템을 계승해 어디서나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비행 시스템과 대규모 PvE와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강조한 게임이다. PC와 콘솔,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논란이 됐던 리니지라이크 방식의 과금을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5월 말 게임 영상을 첫 공개한 이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크로도 오디세이는 지난 20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비공개테스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배제하고 PC와 콘솔 플랫폼으로만 출시하는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전투 시스템 구현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 게임 장르인 소울라이크 시스템을 MMORPG에 녹여 독특한 게임성을 만들어 냈다.

하이브IM은 아키텍트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 게임 사업에 뛰어든 지난 3년 동안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하이브IM으로서는 대형 프로젝트인 아키텍트의 흥행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첫 공개한 이후 아직까지 추가적인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 출시를 확정한 만큼 향후 정보 공개 및 테스트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긴 호흡으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이용자가 여러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다수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아 장기 흥행에 안착할 수 있는 게임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게임성에 큰 차이가 없다면 운영과 마케팅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