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박윤승 기자] 부산 온병원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를 6월부터 처방한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치료제는 현재 수도권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레켐비는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2023년 7월 미국 FDA 승인, 2024년 5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이미 처방 중이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해 병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춘다. 임상 3상 결과, 1년 6개월 투약 후 위약군 대비 병의 진행을 약 27%, 평균 5개월가량 지연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2개월마다 한 번씩 투여되며, 비급여 약제로 연간 치료비는 3000만~5000만 원 수준이다.

온병원 뇌신경센터 배효진 과장(신경과 전문의)은 "주로 초기 또는 전단계 환자에게 적용되며, 인지기능 검사와 MRI 등을 통해 투약 여부를 결정한다"며 "비용 부담이 있으나 일부 보험 상품에서 보장되며, 초기 치매 환자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나필락시스, 뇌출혈, 발열, 오한 등 부작용 가능성도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약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전체 환자 수는 91만 명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알츠하이머 환자로, 연간 관리비용만 18조 원에 이른다.

온병원 하상욱 과장(신경과 전문의)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플라크를 형성해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타우 단백질의 변형도 병의 진행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는 유전적 요인이 40~50%를 차지하며, 고령일수록 발병 위험이 높다.

유전자 편집(CRISPR), 줄기세포 치료 등 차세대 치료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CRISPR는 유전적 원인을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기세포 치료는 손상된 뇌세포 재생을 통한 진행 지연 가능성을 제시한다.

온병원 노순기 센터장(신경과 전문의)은 "알츠하이머는 치료제가 부재한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핵심"이라며 "지중해식 식단, 운동, 체중 관리, 금연, 혈압·혈당 조절, 충분한 수면, 사회적 활동 등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기적인 MRI나 PET-CT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으로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