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우리카드가 1분기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대출에 의존한 수익구조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실제로 1분기 전체 영업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를 넘었고, 이 같은 카드론 확대가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30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3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93억원) 대비 13.2%가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 대출과 신용판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우리카드의 1분기 영업수익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수익 부문은 신용판매 수익(15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47억원) 대비 수익의 증가는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카드론을 비롯한 장기카드대출 수익은 큰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카드의 1분기 장기대출 수익은 13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51억원) 대비 27.5%(289억원)가 늘었다. 이에 전체 영업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8.9%에서 1년새 24.3%로 5.4%포인트(p) 확대됐다.

신용판매 외에 연회비·할부·리스금융 등 대부분의 영업수익은 모두 하락했다. 연회비 수익은 271억원에서 270억원으로, 할부·리스 금융 수익도 각각 35억원과 5억원이 줄었다.특히 올 1분기 할부금융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눈에 띈다.

1분기 우리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자동차 할부금융의 저조한 실적으로 지난해 1분기(1148억원) 대비 96.1%가 줄어든 44억원에 그쳤다. 할부금융은 자동차·가전제품·기타 내구재 등의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비중을 자동차 할부금융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자동차 구입 수요 감소, 영업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조로 인하여 할부금융 영업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수부진에도 불구 대출에 편중된 수익구조가 연체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카드의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포함 연체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2.62%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 평균 1.93%를 무려 0.69%포인트(p)를 상회하는 수치다.

나아가 부실채권으로 평가받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지난해 동기(1.2%) 대비 0.2%포인트(p) 오른 1.4%로 집계됐다.문제는 1분기 이후에도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이 더욱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카드의 4월 카드론 잔액은 4조388억원으로 한 달 새 514억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삼성카드(571억원)에 이어 가장 많은 증가량이다.

다만 삼성카드의 경우 실질 연체율이 업계 최저치인 1.1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카드의 건전성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카드론을 찾는 저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2%대 연체율을 위험신호로 여기는 경우가 통상적인 만큼, 업계에서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