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삼성전자가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지만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난관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아닐 수 없다.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AI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과 메드텍,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한 부회장의 각오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의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계획 아래 1차로 확보한 3조원 규모 자사주는 소각을 완료했고 2차로 3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한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자신감을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AI시대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선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다. HBM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과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11%에 머물렀다. 2023년 14%에 비해 하향곡선을 그린 것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산업의 매출액이 지난해 4분기 26%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수요증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독한 삼성인'을 주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 회장은 삼성의 전 계열사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교육 ' 행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1999년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기업 중 24곳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구체적인 메시지는 이렇다.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디바이스 경험(가전사업 담당)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담당할 정도로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국가 경제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의 위기 의식에 삼성 임직원이 진지하게 답할 차례다. <한스경제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