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업계가 내년을 앞두고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오너 3세를 전면에 배치하며 미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3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농심은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을 전무로 승진했다. 2019년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한지 5년만에 초고속 승진이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2020년 대리 승진후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담당 상무 등을 거친 뒤 올해 1월 미래사업실을 이끌었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신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신 전무는 라면에 편중된 사업 비중을 다각화하고 건강기능식품과 스마트팜 사 구축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도모할 전망이다. 또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 음료 마케팅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앞서 삼양식품도 지난해부터 김정수 부회장 장남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상무가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2019년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전 상무는 '불닭볶음면'의 뒤를 이을 제품을 발굴할 임무를 맡았다. 식물성 단백질 등 헬스케어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바이오 및 헬스케어 상품과 관련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3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잭앤펄스를 출시하며 첫 제품으로 단백질 음료인 '프로틴드롭'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잭앤펄스를 헬스케어 통합 브랜드로 재정비하며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오리온 역시 3세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 장남인 1989년생 담서원 상무는 2021년 7월 경영지원팀 수석부장 입사 후 2022년 12월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담 상무는 올해 오리온이 최대주주로 오른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팀 전무와 함께 선임되기도 했다.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김윤 회장 장남이자 삼양그룹 김건호 사장은 지난 해 말 사장으로 선임되며 오너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김 사장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통해 화학2그룹의 그룹장을 겸직하며 신성장 동력을 위한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삼양그룹은 화학그룹을 화학1그룹과 2그룹으로 분리했다.

김 사장은 화학 2그룹 관련 사업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화학2그룹은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과 퍼스널케어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아이(KCI), 지난해 인수 합병한 글로벌 케미컬 기업 버든트(Verdant) 등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상황 속 미래 성장을 도모 차원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 및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오너 후계자들에게 중책을 맡기며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