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에서 농산물 즉석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사진/백승일 기자)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서산 팔봉산 어울림마당 일원에서 열린 '제24회 팔봉산감자축제'가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3만여 명의 인파를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억 3천여만 원의 감자 판매액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성장세를 보여 지역 주민 주도형 축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축제의 성공적인 흥행 뒤편에는 관리 감독 주체와 축제추진위원회의 소통 부재 및 관리 미흡으로 인한 불법 논란이 불거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축제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허가 절차가 생략되면서 일부 노점상과 푸드트럭이 적법한 절차 없이 영업을 한 정황이 포착되어 관계 당국의 시정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 음식 판매점에서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음식을 팔고 있다(사진/백승일 기자)

'불법 영업' 지적…관계 당국 "민원 접수 시 고발 조치"

서산시 보건소에 따르면, 축제 현장에서 영업한 노점상 중 단 4곳만이 임시영업신고를 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푸드트럭 역시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였다. 더욱이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도로에 대해 도로점용 허가 없이 이틀간 도로를 막고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행사 관리 공무원이나 축제추진위원회 또한 이러한 허가 사항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푸드트럭에 "민원 신고가 들어오면 고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계도 조치만 취했을 뿐이다.

원산지 미표시 문제에 대한 지적에는 소관 부서가 아니라는 답변과 함께 농업기술센터 농정과에 문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대해 서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팔봉산감자축제가 민간 주도 축제임을 강조하며 팔봉산감자축제추진위원회와 팔봉면에 문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보건소 위생팀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관리 감독이 농업기술센터 소관이라고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산시 도로과 관계자 또한 팔봉산감자축제와 관련하여 국유재산 사용 신청이나 도로점용 허가가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공유재산 사용허가나 도로점용허가를 취하고 사업계획과 원상복구 방안을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으며, 도로에 타공하는 행위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 음식 판매점에서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음식을 팔고 있다(사진/백승일 기자)

허가 없는 영업, 법 위반 소지 다분

현행법상 도로법에 따라 도로·광장 등 공공장소에서 영업용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운영할 경우 불법 노점이 되어 도로법 위반으로 과태료나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식품접객업으로 음식 조리를 하고자 한다면 해당 식품위생업 영업허가를 받아야 하며, 가스통을 사용할 경우 가스안전공사의 LPG 사용 완성검사를 받은 후에야 사용이 가능하다. 특정사용자로서 안전교육 이수 등 법정 안전 요건도 필수다. 이처럼 허가나 검사 없이 텐트 설치, 가스통 사용, 조리 판매를 할 경우 도로법, 식품위생법, 가스안전법 위반으로 단속, 과태료,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 본부석에 찬조함이 설치돼 있다(사진/백승일 기자)

축제 운영 주체들의 입장과 향후 과제

3만여 명의 방문객 통계에 대한 집계 방식에 대한 질문에 장관희 축제위원장은 "대체적으로 정확하지는 않다"고 인정하며, "지역의 면민들이 하는 축제이다 보니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나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감자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지난해 농가들의 마진이 낮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에서 무료로 제공된 기획 상품인 버터 감자(사진/백승일 기자)

본부석 협찬함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해오던 관례라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음 축제 때는 설치 여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탈세 의혹 등과 관련한 운영 식당의 카드 단말기 설치에 대해서는 "농수산물 판매장은 되는데 식당 등에서는 안 된다. 카드 단말기 설치하는 방법도 모른다"고 답했다.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아 논란이 된 노점상들에 대해서는 "일체 비용을 받지 않는다. 단지 어디서 어디까지만 입점이 가능하다고 자리만 지정해 준다"고 해명했으며, 원산지 미표시에 대해서는 서산시에서 지침을 받은 적이 없어 필요한지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 상품으로 준비한 버터 감자는 품평이 좋지 않고 조리에 어려움이 많아 실패한 것 같다며 내년에는 찌는 방식으로의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과 진입 도로 등에 부수 등이 바람에 날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 불법 타공을 통해 고정을 하고있다(사진/백승일 기자)

축제장 부스 설치를 위한 주변 도로 등의 타공에 대해서는 불법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원칙적으로 부스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타공이 아닌 물통이나 모래주머니를 사용해야 한다.

팔봉면 관계자는 축제장 방문자 수 집계 방식에 대해 "서산시농업기술센터 농식품유통과에서 만들어서 한 것"이라고 답했으나,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팔봉면과 축제추진위에서 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결국 "전년보다 많이 와서 그것을 근거로 산출한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에 그쳤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감자축제장 도로변 부수가 바람에 날라가지 않게 하기위해 물통을 매달았다(사진/백승일 기자)

총 1억여 원(서산시 보조금 9천만원, 자부담 9백만원)으로 추진된 이번 팔봉산감자축제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운영은 아쉬움을 남겼다. 내년 축제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어 더욱 투명하고 모범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