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국제뉴스) 김진태 기자 =경북도 산불 피해 사과 농가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밀 현장연구가 본격화됐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와 손잡고,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사과 재배지에 대한 생육 모니터링 연구를 올해부터 2년간 실시한다.

경북은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58%를 차지하는 '사과 1번지'다. 지난 3월 의성에서 시작돼 7일간 번진 초대형 산불은 도내 사과 재배지 1,560헥타르에 피해를 입혔고, 이 중 473헥타르는 나무 갱신이 필요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도는 '긴급 영농기술지원단'을 꾸려 현장 지원에 나섰고, 이번 정밀 모니터링 연구는 산불로 손상된 사과나무가 회복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연구는 산불 복사열로 가지와 수관에 20~25% 피해를 입은 사과나무를 대상으로 가지치기와 물·양분 관리 등 회복기술을 적용한 뒤, 개화·착과·수세·수확량 등을 30일 간격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후지 품종(4~7년생)의 꽃눈 총수는 정상주 120개 대비 68개 수준(43.8%)으로 나타났다. 회복 가능성은 있지만, 관리를 통한 수세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북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재식재 여부 판단 기준"을 수립하고, 묘목 비용 절감을 도울 수 있는 재배 매뉴얼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기후 위기로 인해 빈번해지는 산불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 분야 회복 매커니즘 정립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이번 정밀 모니터링은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생계와 맞닿아 있는 농가의 미래를 위한 길잡이"라며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과학적 영농정보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