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제뉴스)김진태 기자 = 경북 경주시가 이탈리아의 대표적 문화유산 도시인 폼페이와 아그리젠토와의 교류협정을 잇달아 체결하며, 문화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시는 13일(현지 시각) 폼페이 시청에서 자매결연 40주년을 기념하는 교류협정에 서명하고, 문화·관광·청소년 분야를 중심으로 실질적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정은 폼페이 안드레이아 에스포지토 시장대행과 주낙영 경주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정은 1985년 체결된 자매도시 관계를 기반으로, 양 도시 간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고 공동 홍보와 행정정보 교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도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식에는 임활 경주시의회 부의장, 김상용 경주예총 회장,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 관계자 등도 함께했다.

이어 16일에는 시칠리아의 고도(古都) 아그리젠토에서 프란체스코 미끼께 시장과 교류 의향서를 체결했다.

아그리젠토는 고대 그리스 유산인 '신전의 계곡(Valle dei Templi)'을 품은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2025년 이탈리아 문화수도로 선정된 바 있다.

협정은 루이지 피란델로 시립극장에서 진행됐으며, 천년고도 경주와 유구한 유산을 공유한 도시 간 협력이라는 상징성을 더했다.

두도시는 향후 문화·관광·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협정 체결 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경주 사진전'이 열려 문화외교에 의미를 더했다. 사진전은 임영균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아그리젠토 시의회 및 문화계 인사,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는 경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유럽에 소개하고,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주낙영 경주시장과의 면담에서 협력 확대를 제안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경주시는 이를 계기로 유럽 주요 문화도시와의 외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폼페이, 아그리젠토, 그리고 경주는 모두 찬란한 문명을 간직한 도시"라며 "이번 협정은 역사적 유산을 매개로 한 국제 문화협력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포스트 APEC 시대를 대비해 도시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서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