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비정규직도 시민입니다. 그들의 건강권도 시가 책임져야죠."

태안화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사고로 사망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서산시가 서산의료원과 손을 잡고 지역 내 비정규직 근로자의 건강관리 지원에 본격 나섰다. 단순한 구호나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다. 실제 예산을 들여 비정규직에게 실질적인 건강검진 혜택을 제공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서산시 관계자는 9일 "지난 5일 시청 시장실에서 이완섭 서산시장, 김영완 서산의료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 건강관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 자리에서는 격식보다 '실행'이 강조됐다. 이완섭 시장은 "이번 협약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비정규직 권익 증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건강 증진 관련 협력 및 지원 ▲대상자 발굴 및 연계 ▲지역사회 중심의 건강 돌봄 체계 구축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실제적인 지원책도 마련됐다. 시는 요양보호사 등 비정규직 근로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1인당 약 16만 원 상당의 건강검진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였던 비정규직의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시가 직접 운영 중인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역시 본격 가동된다. 관련 조례 개정을 이미 마쳤으며, 건강검진 외에도 ▲안전용품 지원 ▲비정규직 동아리 활동 지원 등 다양한 복지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김영완 서산의료원장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 없는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며 "시민 모두가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복지 확대 그 이상이다. 노동자의 건강을 공공의 책임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지방정부와 의료기관이 연대하여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