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제뉴스) 이운길 기자 = 자연의 질서를 통해 삶의 본질을 사유하는 회화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작가 최명애의 초대전 '식물의 시간 - 나의 정원 2025'가 경기 용인의 갤러리위 수지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자연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작가가 오랜 시간 내면에 가꾸어 온 정원의 형상을 감정의 흐름으로 풀어낸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자연의 누적과 반복, 고요함과 생동 사이를 걷는 산책처럼 구성된 작품들은 식물과 풍경 같은 구상적 이미지로 시작되지만그 표현 방식은 추상에 가까워 '장면'이 아닌 '흐름'과 '감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최 작가는 유기적인 선으로 잎의 떨림, 바람의 방향생명의 파동을 표현한다. 굵기와 기세가 일정치 않은 선들이 화면 위를 유영하며 자연의 리듬을 드러내고, 색은 정서적 반응으로서 작용한다. 선홍, 노랑, 짙은 보라 등의 강렬한 색은 환희와 긴장을, 연보라와 회백색 등 부드러운 색조는 정서적 공기를 만들어낸다. 선과 색이 구획되지 않고 함께 결을 이루며 완성된 장면이 아닌 '시간이 머무는 정원'을 탄생시킨다.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대해 "사라지되 다시 만나는 자연의 질서, 슬픔 없는 생명의 순환"이라 말하며, 반복과 겹침, 느린 스며듦으로 완성되는 작업 과정을 자연의 순리와 닮아 있다고 전한다. 그의 작업에는 서두름의 흔적이 없으며오히려 천천히 쌓여가는 감정과 시간이 화면 위에 조용히 새겨져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와 미학을 전공한 뒤하와이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최명애 작가는 화랑미술제, Kiaf SEOUL 등 다수의 아트페어에 초청되며 내밀하고도 철학적인 회화 세계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감상자들에게 자연의 원리와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고요한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