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제뉴스) 이규성 기자 =목원대학교(총장 이희학)가 옛 대덕과학문화센터 매각 과정에서 특정 개발업체가 부담해야 할 설계비 등을 대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대전지역 법조계와 대학 동문 등에 따르면, 최근 목원대가 J업체를 상대로 26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해당 소송이 대납 책임(배임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J업체는 목원대와 옛 대덕과학문화센터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됐던 H업체와 특수관계사로 알려졌다.

H업체는 지난 2015년 입찰을 거쳐 대덕과학문화센터 부지(1만 4755㎡)와 건물(2만 4364㎡)을 470억여원에 낙찰받았으나 잔금을 치르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

해당 업체는 당시 계약금 10%만 지급하고 2015년 소유권을 양도받아 2020년 센터 부지에 오피스텔을 짓겠다며 유성구에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착공을 미루다 결국 유성구로부터 건축허가 취소 통보를 받고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H업체는 목원대에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고, 이 회사와 특수관계에 있던 J업체가 법원으로부터 강제경매개시 결정을 받는다.

재입찰을 추진 중이던 대학 측은 입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취하할 수 있게 계약금과 지연손해금 약 63억원을 법원에 공탁한다. 공탁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법인 감리교학원(이사장 유영완)의 승인을 거쳐 60억원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까지 받았다.

공탁금은 여러 업체로 배당됐다. J업체에서 52억원, 다른 채권자들이 나머지를 받아 갔다. 이들 중 H업체로부터 채권 관계에 있는 철거, 설계 업체 등이 잇따라 제3자 채무 변제를 요구하며 대덕과학문화센터 토지에 대한 강제경매개시 결정을 받았다.

'가압류-제3자 채무변제'가 목원대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공식이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 측이 H업체에 채권이 있는 철거, 설계, 분양대행 등의 업체에 약 42억원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목원대 동문을 중심으로 대학과 이사회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학 측이 옛 대덕과학문화센터 매각에만 급급해 교비를 무리하게 집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목원대 관계자는 "변호사에게 의뢰해 법적 절차나 소송 업무가 진행될 뿐 담당 업무가 계속 바뀌어 진행 과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