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지방자치단체가 언론사를 대상으로 집행하는 행정광고비가 명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충남 서산시가 행정광고 집행 기준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국 풀뿌리지역언론연대인 바른지역언론연대(바지연)가 회원사가 있는 4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대부분이 모호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산시는 바지연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내려 불투명한 행정광고 집행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바지연은 4일 "'행정광고 집행기준' 관련 정보를 비공개한 곳은 전국에서 서산시가 유일하다"라고 밝혔다.

집행 기준을 공개한 38개 자치단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고시한 기준을 따른다고 밝혔지만, '한국ABC협회 기준 발행 부수 및 유가부수'나 '포털 제휴 여부' 등 이미 신뢰도가 낮거나 정부 방침에서 벗어난 기준을 여전히 적용하는 곳이 많았다. 심지어 '보도자료 제공 대비 보도 건수', '군정 홍보 기여도', '시 정책 적극 보도' 등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홍보 실적 위주의 기준을 내세우는 곳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상당수 지자체가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서 행정광고비 지급을 제한하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판 보도로 군정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 '일방적인 시정 비판 기사 지속 게시', '과다한 정보공개 청구 및 비판 보도' 등을 광고비 배제 기준으로 삼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서산시는 정보 비공개와 더불어 지역 언론사인 서산시대에 대한 행정광고비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 보도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바지연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비판 기사를 이유로 행정광고비가 현재 중단되었거나 과거 중단된 사례가 있다는 응답이 절반에 달했으며, 현행 행정광고비 집행 기준이 '비합리적'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인들은 불투명하고 주관적인 행정광고비 집행 시스템 개선을 위해 ▲객관적이고 계량화된 광고 집행 기준 마련 및 투명한 공개 ▲비판적 보도를 이유로 한 광고 중단 금지 규정 마련 ▲조례를 통한 광고 집행 제도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산시의 행정광고비 비공개 결정은 지역 언론과의 소통 부재 및 불투명한 행정 운영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풀뿌리 지역 언론의 건강한 발전과 지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 반영을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행정광고 집행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서산시 공보담당관실은지난 2월 경특정 언론사를 차별하고 출입기자 등록을 고의적으로 거부한 혐의로 A 언론사로부터 직무유기 등으로 고발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