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5일 '세계는 한국전쟁의 교훈을 경청해야 한다'는 제하의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 왕샤오광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왕 교수는 75년 전 발발한 한국전쟁이 냉전 초기 강대국 간의 경쟁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소련과 당시 중공의 지원을 받아 김일성이 불법적으로 침략을 일으킨 것을 호도하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남침 24시간만에 '침략'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유엔군을 구성해 참전했다. 중공은 유엔군의 북진에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명분으로 개입했다.

왕 교수는 이 전쟁이 강대국간 경쟁에서 세 가지 주요 함정을 드러냈다고 분석하면서 한반도에서 분쟁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소련간의 대리전이었다고 했다.

소련은 북한을 통해 간접적으로 개입했고 중국은 국가의 안보 필요성을 지키기 위해 인민지원군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도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어 작은 나라들이 강대국간 경쟁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략한 것에 대해 침묵하고 강대국간 경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왕 교수는 미군이 38선을 넘어 중국 동북부 압록강으로 진격해 중국은 '미국의 침략에 저항하고 북한을 지원하고,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불법 침략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미군을 '침략'으로 역사를 오도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대응을 단순한 허세로 오해했다고도 했다.

유사한 오판이 오늘날에도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는 사실상 중국에 대한 전략적 포위 공격으로 양측을 행동과 대응의 악순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다자간 메커니즘 실패 딜레마'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이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해 한반도에서의 군사 작전을 정당화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가 강대국에 의해 오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을 '침략'으로 규정한데 이어 유엔까지 호도하는 것이다.

왕 교수는 "한국전쟁은 소위 '투키디데스 함정'의 국지적 발발이었다"며 "미국은 중국을 공산주의 확장의 선봉으로 여겼고 중국은 미국의 국경 침범을 제국주의 침략의 연장선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기디데스 함정은 강대국간의 갈등이 전쟁으로 치닫는 것을 일컫는다.

왕 교수는 "중국의 수차례 경고에도 미국이 38선을 넘어 진격한 것은 전략적 오산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오늘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정상적인 군사력을 자국의 세계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일부 서방 정치인들은 '중국 위협론'을 부추기고 있다고 왕 교수는 주장했다.

왕 교수는 1953년 정전협정으로 설정된 비무장지대는 정치적 화해의 부재로 상호 신뢰 구축의 다리가 아닌 군사적 대치의 물리적 간극으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능력이 전략적 균형을 교란하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북한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남북한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경제 및 문화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왕 교수는 충고했다.

왕 교수는 전세계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기후 변화가 국경을 초월하는 가운데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세계는 피와 희생으로 쓰인 교훈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