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을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과 12일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으며, 이란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한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뷰는 이스라엘의 휴전 관련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란, 자국 패배 이해했을 것…심각한 타격 입어"

하르파즈 대사는 정부가 휴전을 공식 발표한 건 아닌 만큼, 현 상황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시작한 '일어서는 사자 작전'(Operation Rising Lion)으로 이란에게 상당한 타격을 줬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스라엘의 목표였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제거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고, 특히 미국의 협조가 특히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으로 핵 인프라와 미사일 능력, 발사대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란 '저항의 축' 대리 세력을 하나씩 무력화했다. 시리아의 친(親)이란 아사드 독재 정권도 반군에 의해 축출됐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이 지난 20년간 이스라엘 주변에 구축한 '불의 고리'는 사라졌다"며 "이란에서도 주요 성과를 달성했으며, 우리 공군은 이란 영공에 거의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은 패배했다는 걸 분명히 이해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는 이란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자신했다.

◆"핵 용납 절대 불가"…부수적 결과로 '이란 정권 교체' 발생할 수도

양측이 휴전에 돌입하면서 미국과 이란은 중단됐던 핵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해 왔다. 미국이 이번 핵 시설 공격으로 이란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낸 만큼, 이후 있을 협상에서 입장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포기를 수용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게 내 답변이다"라며 "우린 이란 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고히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택지가 없으면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후 보다 평화로운 조치가 따라온다"며 "이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란과 국경을 접하지 않고도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고 압박했다.

이란이 협상에 미온적이면 군사 작전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쟁이 재개된다면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겨냥할 수 있냐고 묻자 "우리 작전 목표는 아니다"라고 선 그었다. 그러면서도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싸울 때 부수적으로 시리아에서 변화가 발생했다"며, 파생되는 '결과'로서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이스라엘, 같은 위협 공유…핵 추구하는 北, 세계에 위협"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 전 농축 우라늄을 미상의 장소로 이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련의 공격으로 핵 프로그램 개발 속도는 상당히 지연되겠지만, 차후 갈등이 재점화될 여지도 남아 있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은 그간 국제 사회를 속여왔다. 이란이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번엔 힘을 사용해야 한다. 평화적 수단은 효과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개발을 고려할 때 한국 역시 이스라엘과 같은 위협을 공유하고 있다고 봤다. 하르파즈 대사는 "핵 능력을 추구한 국가들은 세계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과 이란은 우호적이고 매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과의 전쟁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가자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이 크게 타격 입은 만큼, 가자 휴전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이 하마스의 주요 후원국인 만큼, 일부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며,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