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무병장수를 염원합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농심이 생수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고(故) 신춘호 창업회장의 이 한마디가 있었다.

사람의 근본을 이루는 '물'에 대한 믿음과 사업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심의 생수 '백산수'의 시작을 따라갔다.

◆자연 그대로의 맛과 품질 백산수…원시림 속 보존된 깨끗한 수원지

백산수의 수원지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에 위치했다.

농심이 좋은 물을 찾기 위해 지리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는 물론 유럽 하와이까지 조사한 결과 낙점한 곳이다.

수원지 내두천은 연길 공항에서 차량으로 2시간여를 이동해 더 이상 차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조용하고도 깊은 자연 속을 걷다 보면 백산수의 근원인 내두천에 도달한다.

내두천은 해발 670m의 고지대의 청정원시림 보호구역에 위치했다.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곳으로 신분이 확인돼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곳은 자연보호가 엄격한 지역이라 쓰러진 나무조차 치울 수 없고, 동식물 재배나 사육도 전면 금지된다.

지난 60년간 산불조차 없었던 숲이다.

내두천 근방에 죽은 고목나무에서는 새싹이 다시 자라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고 생태계 보존 상태가 뛰어났다.

일반적으로 수원지에선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구조물을 설치하지만, 농심은 가림막을 두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수온, 습도, 일조량을 유지하는 것이 곰팡이나 유해 미생물 발생을 억제하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수원지에는 물의 온도와 습도, 토양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들이 설치돼 있었다.

이 정보는 공장으로 바로 전송돼 실시간 데이터로 관리한다.

이 곳에서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맛 좋은' 용천수는 배관을 따라가 백산수가 된다.

실제 아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그대로의 물을 마셔봤다.

함께 그 물을 마신 취재진들은 대부분 "특유의 향이나 비릿한 맛이 없다. 깔끔하다"고 평가했다.

기자에게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질감과 상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백두산 천지에서 내두천까지 40년…천연 정수기 타고 흐른 백산수의 원천

백산수는 맛 뿐만 아니라 수질 역시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 물은 백두산에 내린 빗물이 지하 1000m 이하 화산암층을 통과하며 약 40년간 정화 과정을 거친 뒤 용출된다.

자연 여과 과정에서 암반과 지형들을 지나며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실리카 등 인체에 유익한 이온을 머금는 것이 특징이다.

삼중수소(Tritium)와 냉매(CFCs) 같은 자연 음이온, 동위원소를 활용해 측정한 결과 백산수 수원의 함양고도는 평균 1917m로 추정된다.

이는 백두산 최종 분화구 인근의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뒤 약 40년을 거쳐 솟아오른 것으로 증명됐다.

김용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 박사는 "지하수의 나이가 무조건 오래될수록 좋은 건 아니지만 백산수는 좋은 지질 조건과 적절한 지하수 체류 기간이 결합한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물"이라고 말했다.

백산수는 올해 신공장 가동 10주년을 맞았다.

농심은 '물을 통한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묵묵히 시장을 넓히고 있다.

심규철 농심 마케팅부문장은 "생수는 라면이나 스낵보다 훨씬 보수적인 시장으로, 마케팅과 유통 모두 쉽지 않다"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농심의 사명과 사업철학에 따라 천천히, 진심을 다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 창업회장의 철학이기도 하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처럼 느린 걸음이라도 천리를 가겠다는 신념으로 농심은 오늘도 40년 전, 백두산에 흐른 물을 '무병장수'의 마음까지 함께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