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 세계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한때 '무역 휴전'에 나섰지만, 희토류 통제 여파는 여전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월 기준 중국의 희토류 자석 총 수출량은 12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특히 미국으로의 희토류 자석 수출은 거의 중단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 수출량은 약 4만6000㎏에 그쳤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세계 공급망을 얼마나 위축시켰는지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고, 이달 초 양국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였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지난 4월 4일부터 일부 희토류 금속과 관련한 제품에 수출 허가제를 시행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3분의 2를 채굴하고, 세계 공급량의 90% 이상을 가공하는 등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있다.

희토류 금속이 포함된 자석은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기차 모터는 물론 스마트폰, 전투기 등 대부분의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 만큼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자동차, 전자, 방위 산업 등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상호 부과한 관세를 90일간 인하하기로 합의하며 '무역 휴전'에 들어갔지만, 희토류 자석 공급은 원활하지 않았다. 수출은 여전히 제한됐고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생산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다시 만나 제네바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새 협상의 틀을 마련했는데,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미국이 대중 수출 규제를 푸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9일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가속화하고 있고, 일정 수의 조건에 부합하는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 보쉬, 제너럴모터스 등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하는 중국 업체 제이엘 메그는 지난 13일 애널리스트 콜에서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대한 수출 허가를 점차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석 제조업체인 베이징 중커산환하이테크도 이날 일부 주문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달 초 나온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둔화됐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35% 급감해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