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김민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촉구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한 보복 공격에 나섰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자비는 없다"며 항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며"우리는 소위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메네이 제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이스라엘은 테헤란 메라바드 국제공항 남쪽의 군사 및 주거 지역 등에 공습을 경고했다.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새벽부터 테헤란 전역에서는 거대한 폭발음이 이어졌고, 이란 수도를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의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날 국영 TV를 통해"파타-1 미사일을 이용한 자랑스러운 '진실의 약속Ⅲ' 작전의 11번째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점령한 영토의 상공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테러리스트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권)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비는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전투가 시작된다", "알라의 도움과 임박한 정복이 있을 것(쿠란 61:13)"이라는 종교적 구절을 인용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스라엘을 암시하는 듯한 "알리가 카이바르로 돌아왔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 남성이 칼을 들고 성 안으로 들어가는 이미지도 게시했다.

한편,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이 장기화될 경우 핵심 변수는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재고 고갈은 협상 가능성을 높이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욱 맹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이란이 1000~2000기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번 분쟁에서 약 380기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잔여 재고에 대해서는 700~1300기 수준으로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이란이 미사일 보유량을 1000기 이하로 떨어뜨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메네이는 전면 충돌 이후 닷새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일부 반정부 매체는 그가 지하 벙커에 은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전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